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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희토류 '광산 채굴 넘어 제조'로 탈중국 가속화… 2027년 '공급망 대전환' 분수령

"광산 개발만으론 부족"… 북미 유일 '중희토류 금속화' 기술로 중국 의존 탈피 가속
2027년 국방 조달 규제 강화 앞두고 리알로이즈(REalloys), 수직 계열화 완성
리오 틴토·리튬 아메리카스 등 주요 광업계, 구리·리튬 등 핵심 광물 영토 확장
리알로이즈(REalloys, NASDAQ: ALOY)는 캐나다 사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와 협력해 오는 2027년부터 국방 및 핵심 산업용 중희토류 자석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리알로이즈(REalloys, NASDAQ: ALOY)는 캐나다 사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와 협력해 오는 2027년부터 국방 및 핵심 산업용 중희토류 자석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이 단순한 광산 채굴을 넘어 희토류를 실제 산업과 국방에 사용할 수 있는 금속 및 자석으로 바꾸는 ‘공급망 하류(Downstream)’ 공정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의 보도에 따르면, 북미에서 유일하게 중희토류 금속화 및 합금화 역량을 갖춘 리알로이즈(REalloys, NASDAQ: ALOY)는 캐나다 사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와 협력해 오는 2027년부터 국방 및 핵심 산업용 중희토류 자석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움직임은 희토류 원광은 풍부하지만 정제와 금속 가공 기술을 중국에 의존해온 미국이 공급망의 가장 취약한 '병목 구간'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희토류 '금속화' 기술이 승부처… 중국 독점 아성에 도전

그동안 미국의 희토류 독립 전략은 광산 확보에 치중했으나, 업계에서는 실제 무기 체계와 고성능 모터에 들어가는 '금속'과 '자석' 제조 능력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리알로이즈의 팀 존스턴(Tim Johnston) 공동 창업자는 오일프라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희토류 독립이 광석 단계에서 멈춘다면 실패할 것"이라며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이자 결정적인 역량은 바로 산화물을 금속으로 바꾸는 금속화(Metallization)와 합금화 기술"이라고 밝혔다.

특히 디스프로슘(Dy)과 터븀(Tb) 같은 중희토류는 고온에서도 자력을 유지해야 하는 전기차 구동 모터나 미사일 정밀 유도장치에 필수적인 소재다.

현재 북미 내에서 상업적 규모의 중희토류 금속화 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며, 관련 기술과 장비 역시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리알로이즈는 오하이오주 유클리드에 위치한 PMT 크리티컬 메탈스(PMT Critical Metals) 시설을 인수하여 북미에서 유일하게 중희토류 금속 및 합금 납품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7년 '디파스(DFARS)' 규제 강화… "시간과의 싸움“


미국 정부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국방 조달 규제(DFARS)는 이번 공급망 재편의 강력한 동력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특정 국가(중국 등)에서 유래한 희토류 자석이나 소재는 미국 국방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존스턴 창업자는 "새로운 경쟁자가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는 기술력과 인증 절차 등으로 인해 최소 3년에서 7년 이상이 걸린다"며 "2027년 조달 규칙이 바뀌는 시점에는 리알로이즈가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알로이즈는 현재 캐나다 SRC의 희토류 처리 시설(REPF)에 투자하여 연간 약 525t의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금속과 30t의 디스프로슘 산화물, 10t의 터븀 산화물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이 중 80%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으며, 이를 오하이오 시설로 가져와 최종 자석 제품으로 가공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수출입은행(EXIM) 역시 이 프로젝트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 2억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의향서(LOI)를 발급했다.

글로벌 광업계, '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영토 확장 가속


희토류 시장의 지각변동과 맞물려 리튬, 구리, 니켈 등 미래 산업의 혈액으로 불리는 핵심 광물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광업계의 움직임도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에너지 퓨얼스(Energy Fuels)는 미국 유타주 화이트 메사 밀(White Mesa Mill) 시설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우라늄 회복 공정에서 나아가, 과거 폐기되던 모나자이트 농축물에서 희토류를 분리해내는 상업적 회로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내년 초까지 NdPr 산화물을 미국 본토에서 직접 생산하여 공급망 하류 부문의 자급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계적 광산 기업인 리오 틴토(Rio Tinto)는 전통적인 철광석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구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리오 틴토는 최근 아카디움 리튬(Arcadium Lithium)을 인수하며 배터리 원료 노출도를 대폭 확대했으며, 몽골의 오유 톨고이(Oyu Tolgoi) 지하 광산 가동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공급원을 확보했다.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 또한 네바다주 태커 패스(Thacker Pass) 프로젝트를 통해 북미 최대 규모의 리튬 점토 자원을 개발하며 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韓 첨단산업 공급망 다변화 기로… '미국발 재편' 합리적 대응 과제

미국의 이러한 공급망 재편은 한국의 자동차, 이차전지, 방위산업 등 첨단 제조업계에 실질적인 전환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7년 국방 조달 규제 강화와 12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핵심 광물 비축 사업인 ‘프로젝트 볼트’는 한국 기업들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내 공급망 파트너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리알로이즈와 같은 북미 가공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나 지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생산 단가 상승 등의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글로벌 표준 부합이라는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북미 현지 정제·가공 시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 주도의 핵심 광물 안보 협의체 참여를 통해 전략적 지위를 확보하는 등 민관 합동의 정교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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