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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시대의 종말과 ‘보석’의 역습…테슬라가 선택한 다이아몬드 반도체의 충격

질화갈륨 12인치 양산부터 스스로 상처 치유하는 전극까지…소재 공학이 만든 ‘에너지 프리’
2030 반도체 패권 뒤집을 마지막 열쇠…샌드위치 신세 한국 반도체에 던져진 최후통첩
아이온큐, 드비어스 그룹 계열사 엘리먼트 식스, 그리고 아마존 웹 서비스의 연구원들은 양자 등급 다이아몬드 박막 개발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아이온큐, 드비어스 그룹 계열사 엘리먼트 식스, 그리고 아마존 웹 서비스의 연구원들은 양자 등급 다이아몬드 박막 개발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반도체 산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실리콘(Si)이라는 단일 소재 위에 바벨탑을 쌓아 올렸다. 하지만 이제 그 탑의 꼭대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열에 약하고 전압 견디는 힘이 부족한 실리콘은 현대 기술의 폭주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이 임계점에서 세계 테크 업계가 숨죽이며 주목하는 이름이 터져 나왔다. 바로 다이아몬드다. 보석함 속에나 있던 다이아몬드가 이제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반도체 웨이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문 매체들인 파워일렉트로닉스와 이이타임스 등이 게재한 여러 아티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차세대 인버터용으로 다이아몬드 기판 반도체를 채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인버터는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를 모터 동력으로 바꾸는 핵심 장치다. 여기서 발생하는 열과 전력 손실은 전기차 효율의 최대 적이다. 다이아몬드는 실리콘보다 열전도율이 20배 높고 전압을 견디는 파괴 전계는 30배 이상 강하다. 이는 곧 냉각 장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를 단숨에 두 자릿수 퍼센트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이 선택은 단순한 부품 교체가 아니라 내연기관차와의 작별을 고하는 기술적 선언이다.

12인치 웨이퍼로 내려온 화합물 반도체의 역습


다이아몬드가 궁극의 목표라면 현재 시장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질화갈륨과 탄화규소다. 그동안 이들은 제조 비용 문제로 소량 생산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질화갈륨 양산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는 기존 반도체 생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성능은 압도적인 칩을 쏟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충전기부터 거대 데이터센터의 전원 공급 장치까지 모든 전력 체계가 손바닥만 한 칩 하나로 통합되는 초소형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자가 치유 폴리머 전극의 기적

극한 환경에서 반도체가 맞이하는 또 다른 문제는 물리적 변형이다. 고전압이 흐르는 환경에서 전극은 미세하게 팽창하고 수축하며 균열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자가 치유 폴리머 전극 소재다. 외부 충격이나 과부하로 전극에 미세한 틈이 생기면 소재 스스로가 이를 감지하고 분자 결합을 통해 메우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반도체의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려준다. 한 번 설치하면 수십 년을 버텨야 하는 우주 항공기나 심해 탐사 장비에 이 기술이 접목되면서 반도체의 물리적 생존력은 인류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초고전압 안정성을 향한 소재 공학의 정점


단순히 소재를 바꾸는 것을 넘어 고전압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력 반도체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다. 기존 시스템은 전압이 높아질수록 소자의 파괴 위험이 급증했지만 차세대 다이아몬드와 질화갈륨 조합은 이 한계를 비웃듯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자가 치유 전극 기술이 더해지면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스트레스조차 시스템 스스로가 관리하는 영역에 들어선다. 이는 전력 반도체가 단순한 부품을 넘어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안정적으로 고출력을 유지하게 만드는 혁명적 변화다.

전력 반도체가 만드는 에너지 프리 경제의 서막


전력 반도체의 혁신은 단순히 칩 성능의 향상을 넘어 에너지 경제 전체를 재편한다. 전 세계 전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연산과 전력 변환 과정에서 열로 사라진다. 만약 다이아몬드와 질화갈륨 반도체가 표준이 된다면 인류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이는 곧 탄소 배출 감소와 직결되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거대 원자력 발전소까지 지으며 갈구하는 전력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에 던져진 마지막 기회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라는 거대한 성 안에서 안주해왔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의 영역은 소재 기술의 주도권이 성패를 가른다. 다이아몬드 기판과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공급망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2030년 세계 반도체 지형도는 완전히 다시 그려질 것이다. 일본과 미국 그리고 중국이 이 소리 없는 소재 전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우리가 이 기회를 놓친다면 그다음 차례는 족히 수십 년 후에나 올지 모른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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