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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차세대 원전 SMR 도입 본궤도…전력 생산 10% 분담 기대

노르웨이 정부, 아우레·헤임 지역 SMR 건설 평가 프로그램 최종 승인
'에너지 강국' 노르웨이, 탄소중립 위해 원자력 카드로 대전환 모색
1500MW 규모 발전단지 조성 시 국가 전력 생산량 10% 확보 및 수백 개 일자리 창출
노르웨이는 아우레(Aure)와 헤임(Heim) 지방자치단체에 위치한 타프퇴이 산업단지 내 SMR 발전소 건설을 위한 평가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노르웨이는 아우레(Aure)와 헤임(Heim) 지방자치단체에 위치한 타프퇴이 산업단지 내 SMR 발전소 건설을 위한 평가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노르웨이 정부가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위한 공식 평가 절차에 착수하며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향한 중대한 발걸음을 뗐다.

에너지 전문 매체 파워 엔지니어링 인터내셔널(Power Engineering International)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노르웨이 에너지부와 보건복지부, 기후환경부는 아우레(Aure)와 헤임(Heim) 지방자치단체에 위치한 타프퇴이 산업단지 내 SMR 발전소 건설을 위한 평가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수력과 석유·가스에 의존해온 노르웨이 에너지 정책에 원자력을 포함할지 검토하는 역사적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지자체와 에너지 기업 합작…1500MW 규모 원전 단지 구상

이번 SMR 건설 계획은 에너지 기업 노르스크 셰르네크라프트(Norsk Kjernekraft)가 지난 2023년 11월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국가 차원의 공청회를 거쳤고, 지난 4월에는 방사선 안전국(DSA)과 시민안전국(DSB), 수자원에너지청(NVE) 등 관계 기관으로 구성된 전략팀(Taskforce)이 조직되어 평가 지침을 수립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추진 주체는 지난 4월 출범한 ‘트론헤임슬레이아 셰르네크라프트(Trondheimsleia Kjernekraft)’다. 이 기업은 지역 에너지사인 NEAS와 노르스크 셰르네크라프트, 그리고 아우레·헤임 지자체가 공동 설립했다.

이들은 타프퇴이 산업단지에 최대 1500MW(메가와트) 규모의 SMR 단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르스크 셰르네크라프트 측은 해당 원전이 완공될 경우 노르웨이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원전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수백 개의 신규 일자리나 생기고 지역 내 원자력 공급망이 형성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원전 도입 확정은 아니나 안전·예측 가능성 확보 차원“


테리에 오슬란(Terje Aasland) 노르웨이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승인에 대해 "평가 프로그램 수립을 통해 원전 프로젝트의 범위와 내용에 대한 최소 요구 사항을 마련했다"며 "국가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의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절차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슬란 장관은 이번 승인이 곧 원전 건설 확정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평가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해서 노르웨이 전력 시스템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채택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업 주체들은 이제 수립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체 비용을 투입해 심층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선택권을 얻게 됐다.

노르웨이는 그간 풍부한 수력 자원과 북해 유전 덕분에 원전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과거 스리마일 섬 사고와 체르노빌 참사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논의는 오랫동안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 요구와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안전성이 높고 모듈화가 가능한 SMR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인접국도 원전 확대 가속화


노르웨이의 이러한 움직임은 인접한 북유럽 국가들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핀란드는 이미 올킬루오토(Olkiluoto)와 로비사(Loviisa) 등 2개 지역에서 5기의 원전 리액터를 가동하며 국가 전력의 3분의 1을 충당하고 있다.

스웨덴 역시 포스마크(Forsmark), 오스카르샴(Oskarshamn), 링할스(Ringhals) 등에서 6기의 리액터를 운영하며 전체 전력 수요의 30%를 공급 중이다.

특히 스웨덴은 지난 2023년 6월 에너지 정책 목표를 ‘100% 재생 가능’에서 원자력을 포함한 ‘100% 화석 연료 프리(Fossil-free)’로 전격 수정했다. 스웨덴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고, 2045년까지 SMR을 포함해 10기 분량의 신규 원전을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스웨덴 원전 스타트업 샤른풀 넥스트(Kärnfull Next)의 존 알베르그(John Ahlberg) 창립자는 에너지 전환 팟캐스트에서 "좁은 부지에서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의 가치를 사람들이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45년까지 전력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00TWh(테라와트시)까지 늘려야 한다는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가 원전 투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금융 지원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증된 경수로형부터 고온가스로까지…맞춤형 기술 검토 본격화


노르스크 셰르네크라프트는 타프퇴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영국의 '롤스로이스 SMR'과 미국의 'GE-히타치 BWRX-300' 등 국제적으로 검증 단계에 진입한 3.5세대 경수로형 모델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SMR은 유닛당 470MW의 높은 출력을 갖춰 대규모 단지 조성에 유리하며, BWRX-300은 인접국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가 채택해 북유럽 표준 공급망 공유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산업단지 내 기업들에 공정용 열원을 공급하기 위해 헬륨이나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고온가스로 기술도 후보군에 올려두고 있다.

조니 헤스트하메르(Jonny Hesthammer) 노르스크 셰르네크라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아우레와 헤임 지자체는 원전 도입 프로세스를 선제적으로 시작했기에 노르웨이 최초의 원전 건립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전은 수명이 100년에 달하는 만큼, 오늘 태어난 아이들의 손주 세대까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세대 간 가치 창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노르웨이가 원전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인근 국가에서 이미 인허가를 획득했거나 실증 데이터를 확보한 모델을 최종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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