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40%대 “전쟁 임박”…핵무기 사용 우려도 3명 중 1명 이상
증세·복지 삭감 제시하자 지지율 급락…EU 상비군 창설엔 독·프 20% 안팎
증세·복지 삭감 제시하자 지지율 급락…EU 상비군 창설엔 독·프 20% 안팎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을 포함한 서방 주요국 국민들 사이에서 향후 5년 이내에 제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정세 악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대중의 안보 불안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하지만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비 증액에 대해서는 막연한 지지를 보이면서도, 실제 본인의 경제적 부담이 수반될 경우 여론이 급격히 냉각되는 이중적인 태도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지난 2월 13일(현지시각) 브뤼셀발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서방 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영국인과 미국인의 40퍼센트 이상이 5년 내 세계대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 3명 중 1명 이상은 분쟁 과정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인식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서구 사회 전반이 냉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방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와 경제적 대가 사이의 괴리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는 다수가 동의하고 있으나, 그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방비 증액을 위해 세금을 올리거나 기존의 복지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선택지가 제시되자 찬성 여론은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이는 서방 시민들이 안보 강화를 원하면서도 개인의 삶의 질 저하나 경제적 희생은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각국 정부로서는 국방력 강화와 민생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치적 난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유럽 연합 상비군 창설에 대한 미온적 태도와 국가별 온도 차
유럽의 독자적인 방어 체계 구축을 위한 유럽 연합(EU) 상비군 창설 제안에 대해서도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럽의 중심축인 독일과 프랑스에서 상비군 창설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비율은 20퍼센트 안팎에 머물러 추진 동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토(NATO) 체제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별도의 군사 조직을 만드는 것에 대한 실효성 의문과 국가 주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안보 위협을 피부로 느끼는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유럽의 안보 공약 신뢰도 변화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동맹 압박 정책이 유럽 안보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하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요구함에 따라, 유럽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라도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해외 분쟁 개입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동맹국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향후 대서양 동맹의 결속력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지속 가능한 국방 전략 수립을 위한 정치적 합의의 필요성
서방 지도자들은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을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단순한 국방비 수치 증액을 넘어, 첨단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방어 체계 구축과 동맹국 간의 긴밀한 자산 공유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안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방위력 강화 정책이 국내 정치적 반대에 부딪혀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사회적 대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