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탑재한 보행 로봇, 칠레 등 글로벌 농가 현장 전격 투입
데이터 100% 전수조사로 정밀 농업 실현…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
한국기업 자율주행 트랙터 기술과 결합해 농업 디지털 전환 가속화
데이터 100% 전수조사로 정밀 농업 실현…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
한국기업 자율주행 트랙터 기술과 결합해 농업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이미지 확대보기칠레 현지 매체 포르탈프루티콜라(Portalfruticola.com)의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농업 로봇 시장은 정부의 기계화 지원과 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앞으로 8년 안에 1000억 달러(약 144조1300억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간 농학자(Agronomist)를 대신해 논밭을 누비며 작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로봇 개’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AI 로봇 개, 축구장 크기 농장도 ‘빈틈없이’ 실시간 모니터링
농업 로봇 전문 기업 '프루타스 AI(Frutas AI)'가 개발한 '농학자 로봇 개(Agronomist Robot Dog)'는 인공지능과 시각 인식 모델을 결합해 농작물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이 로봇은 키 1.5미터(m) 이하의 블루베리나 포도 같은 작물 사이를 스스로 걸어 다니며 열매의 크기와 수확량을 확인한다.
프루타스 AI의 케다르 아이어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에는 전문가가 농장 전체의 1% 남짓한 구역만 표본 조사해 전체 상태를 추정했지만, 로봇 개는 농장 전체를 100% 전수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도움 없이 지정된 구역을 이동하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 거점으로 돌아온다.
또한 1000분의 1초 단위로 지면의 안정성을 계산하는 '생체 모방 보행 기술'을 갖춰 거친 흙길이나 진흙탕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칠레 포도 농장 시험 결과, 데이터 정확도 90% 달성
로봇 기술의 효율성은 실제 현장 시험에서 수치로 증명됐다. 지난해 9월 칠레의 식용 포도 농장에서 실시한 첫 시험 운영 결과, 데이터 오차율이 기존 대비 95%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작물의 균일도와 크기, 색상에 대한 데이터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이러한 정밀한 데이터 수집은 농가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아이어 CEO는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료나 영양제 투입량을 최적화하면 낭비를 줄이고 수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사람이 수 시간 동안 걸으며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던 수백 그루의 작물 상태를 로봇은 단 몇 분 만에 3차원(3D) 정보로 변환해 분석한다. 현장직원들 사이에서는 로봇이 단순한 기계를 넘어 농장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통신 사각지대와 장애물은 해결해야 할 과제
첨단 로봇 기술도 실제 거친 농사 현장에서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로봇 개가 원활하게 이동하려면 커다란 배수관이나 부러진 나뭇가지처럼 보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치워져 있어야 한다. 경사가 완만한 지형은 잘 오르내리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는 한계가 있다.
농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통신 환경도 걸림돌이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어렵다. 다만 프루타스 AI 측은 로봇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최소 4시간마다 충전 거점에 복귀할 때 수집한 데이터를 한꺼번에 올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트랙터부터 고도화된 소프트웨어까지…기술 경쟁 가속화
이러한 글로벌 농업 로봇의 확산은 국내외 농기계 산업의 기술 체계를 통째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전 AI와 엣지 컴퓨팅을 결합해 통신이 끊긴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지능형 로봇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이에 대응해 국내 주요 농기계 기업들도 대동과 TYM, LS엠트론 등을 중심으로 경로 설정부터 장애물 회피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상용화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기계의 전동화와 자율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농업인의 역할이 육체 노동자에서 데이터 관리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향후 시장의 승패는 기계 자체의 성능보다 기기 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달려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