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B-52H 개량형 'B-52J'로 2050년대까지 운용…롤스로이스 엔진·AESA 레이더로 '심장'과 '눈' 교체
B-21이 '은밀한 침투조'라면 B-52J는 '미사일 트럭'…극초음속 무기·드론 싣고 원거리 타격
"70년 된 고물에 3조 원 쏟아붓나" 비판에도…"가성비 최강의 폭격 플랫폼" 포기 못 하는 이유
B-21이 '은밀한 침투조'라면 B-52J는 '미사일 트럭'…극초음속 무기·드론 싣고 원거리 타격
"70년 된 고물에 3조 원 쏟아붓나" 비판에도…"가성비 최강의 폭격 플랫폼" 포기 못 하는 이유
이미지 확대보기"할아버지가 탔던 폭격기를 손자가 탄다." 농담이 아니라 현실이다. 1950년대에 태어나 냉전의 최전선을 누볐던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 스트라토포트리스(Stratofortress)가 100세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미 공군이 B-52의 수명을 2050년대까지 연장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량 작업을 거친 최신형 모델, 'B-52J'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안보 전문지 19포티파이브(19FortyFive)는 9일(현지 시각) '100년의 폭격기: 왜 미 공군은 B-52J에 모든 것을 걸었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최첨단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가 등장하는 마당에 미 공군이 왜 칠순 노인 B-52를 포기하지 못하는지 그 전략적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심장은 '롤스로이스', 눈은 '슈퍼 호넷'…껍데기 빼고 다 바꾼다
새롭게 태어날 B-52J는 기존의 B-52H와는 차원이 다른 기체다. 가장 큰 변화는 '심장'이다. 1960년대부터 사용해 온 낡은 프랫 앤 휘트니(P&W) TF33 엔진을 떼어내고,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최신형 F130 엔진 8기를 장착한다. 이를 통해 연비와 항속 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정비 소요는 획기적으로 줄였다.
'눈'도 밝아졌다.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 F/A-18 슈퍼 호넷에 탑재되는 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더를 이식받아 탐지 능력과 정밀 타격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최신 항공전자 장비까지 더해져, 겉모습만 B-52일 뿐 사실상 신규 기체나 다름없는 성능을 갖추게 된다.
B-21과 B-52J의 '환상 듀오'…"문 따고 들어가면, 미사일 비 쏟는다"
미 공군이 구상하는 미래 폭격 전략의 핵심은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다.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인 B-21 레이더가 적의 촘촘한 방공망(A2/AD)을 은밀하게 뚫고 들어가 핵심 지휘부를 타격하는 '침투조(Penetrator)' 역할을 맡는다면, B-52J는 적의 방공망 밖 안전한 곳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쏟아붓는 '미사일 트럭(Bomb Truck)' 역할을 수행한다.
B-52J는 최대 35톤(약 70,000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무장 탑재량을 자랑한다. 재래식 폭탄은 물론, JASSM-ER(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LRASM(장거리 대함 미사일), 그리고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LRSO(장거리 스탠드오프) 순항미사일까지 탑재 가능하다. 최근에는 극초음속 무기와 무인기(CCA·협동전투기)를 공중에서 발사하는 '모함(Mothership)' 역할까지 부여받았다.
3조 원 넘는 개량 비용…"돈 낭비" vs "현실적 대안"
물론 논란도 뜨겁다. B-52J 개량 프로그램은 이미 예정보다 3년이나 지연됐고, 비용은 당초 예상치를 훌쩍 넘겨 약 25억 6000만 달러(약 3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적인 방공망 앞에서는 생존성이 제로에 가까운 구형 기체에 막대한 예산을 쏟느니, 차라리 B-21을 더 찍어내는 게 낫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 공군의 계산은 단호하다. B-21만으로는 전면전 수행에 필요한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여 대의 폭격기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B-21(약 100대 예정)을 보조할 저렴하고 든든한 '마당쇠'가 필수적이며, 이미 검증된 플랫폼인 B-52가 그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B-52J는 B-21이 본격적으로 전력화되는 시점까지 전력 공백을 메우고, 이후에는 B-21과 함께 미 핵우산의 양대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