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2026년 블록버스터" 자신…민간 전문가들 "성장률 2~3% 그칠 것"
소비자물가 2.7% 여전히 높아, 물가 부담에 공화당 11월 선거 전망 불투명
소비자물가 2.7% 여전히 높아, 물가 부담에 공화당 11월 선거 전망 불투명
이미지 확대보기293조원 감세·금리 인하·규제 완화 3중 전략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규제 완화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가동해 2026년 경제 성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감세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행정부가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부르는 세법 개정안은 2017년 트럼프 1기 때 시행한 개인·법인 세금 감면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감세로 평균 세금 환급액이 2024년보다 800달러 가량 늘어난다. JP모건체이스는 감세가 올해 2000억 달러(약 293조 원) 규모 자금을 경제에 투입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법 개정안에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연구개발 투자를 장려하고, 기업이 새 장비를 구입할 때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을 바꿨다. 기존에는 장비 구입 비용을 여러 해에 걸쳐 나눠서 세금 공제를 받았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기계를 사면 10년 동안 매년 1억 원씩 공제받는 식이었다. 하지만 새 법안은 구입한 해에 10억 원 전액을 한꺼번에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런던 TS롬바드의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법인·개인 감세가 경제의 "상당한 재가속화"를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기준금리를 이미 1.75%포인트 인하했고, 시장은 올해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료 회의에서 "이전에는 달성하지 못한 성장률 수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규제를 철폐했는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규제는 경제에 1조 달러(약 1465조 원) 가까운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추산됐다. CEA 피에르 야레드 위원장 대행은 향후 10년간 규제 완화로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0.3~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 없는 성장 노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확산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레드 위원장 대행은 "이전 행정부가 수요 부양으로 경제를 과열시킨 것과 달리, 우리는 공급을 늘려 장기간 디스인플레이션 성장을 달성한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AI가 1990년대 후반 확장기를 재현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연간 생산성 증가율이 4%를 넘어 현재의 두 배를 기록했고, 인플레이션 없이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연준 차기 의장 후보인 케빈 워시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AI를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라고 평가하며 행정부 구상에 공감을 표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 생산성은 상승했고, 정보기술(IT)과 교육·금융·부동산 같은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민간 전문가들 "성장률 2~3%, 인플레 압력 우려"
민간 부문 전문가들은 행정부보다 훨씬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베서즈다 소재 투자회사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의 클라우디아 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 2%에서 3%에 가까워질 수는 있지만 5%나 7%는 아니다"라며 "국민이 경제에 대해 긍정감을 느끼려면 그 정도 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래드 선진국 경제 조사 책임자는 최근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올려 2.3%로 조정했다. 그는 "행정부가 중간선거 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며 "선거 전망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행정부 계획은 상반기에 경제가 장기 지속 가능 잠재력을 훨씬 웃도는 성장을 하는 상황을 만든다"며 "이는 정의상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한다"고 경고했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이미 물가 상승을 촉발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EY파르테논의 그렉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전에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생산에 대한 투자 붐이 생산성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자본과 자원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심리 여전히 저조…중간선거 변수로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 지수는 지난 8일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1년 전보다 약 2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앤 슈 조사 책임자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물가와 어려운 고용 시장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연율 2.7%로 상승해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았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중반 9%까지 치솟았던 것보다는 나아졌지만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 억제 진전을 전망하지만 느린 속도를 예상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경제학자들은 세금 환급액의 절반가량이 즉시 소비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는 주식 투자와 부채 상환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연휴 기간 자유롭게 지출하면서 개인 저축률은 3년래 최저로 떨어졌고, 신용카드 잔액이 부풀어 올라 환급금을 부채 상환에 돌릴 가능성도 있다.
연준이 단기 금리를 낮췄지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상승했다.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를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유권자 정서는 선거일 수개월 전에 굳어지는 경향이 있어, 연중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돌 가능성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