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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 ‘日·中 전쟁’ 격화… 中 공세, 日 기업들 설 자리 위협

JETRO 설문조사, 일본 제조사 30.8%가 중국을 최대 경쟁자로 지목
관료주의와 구인난 속에서도 베트남 확장 의지는 아세안 내 최고 수준
많은 일본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했다. 베트남 북부 훙옌성의 에어컨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많은 일본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했다. 베트남 북부 훙옌성의 에어컨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베트남 시장을 선점해온 일본 기업들이 최근 급격히 유입되는 중국 자본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부터 식음료 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점유율 하락은 물론 심각한 구인난과 관료주의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 시각) 일본 대외무역기구(JETRO)가 발표한 '2025년 아세안 진출 일본 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내 일본 제조업체의 30.8%가 중국 기업을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았다.

이는 전년도 24.6%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로, 이러한 추세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아세안(ASEAN) 5대 경제국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 중국 기업의 공습과 인력 쟁탈전…“채용이 가장 힘들다”


베트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은 싱가포르였으며, 중국과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진코 솔라, 비야디(BYD) 등 거대 중국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베트남 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계 자본의 유입은 노동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JETRO 응답 기업의 48.2%는 "현지 인력 채용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답했는데, 이는 아세안 전체 평균인 36.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일본 기업들은 급여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에 숙련된 노동자를 뺏기며 생산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 관료주의의 벽과 미국의 관세장벽…이중고에 빠진 일본 기업

베트남 정부가 관료주의 간소화와 부패 척결을 외치고 있음에도 현지 일본 기업들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낮았다.

응답자의 67.5%가 허가 절차 등 복잡한 서류 처리 문제를 최대 경영 장애물로 꼽았는데, 이는 아세안 평균(42.4%)을 압도하는 수치다.

토람 공산당 서기장이 정부 계층 폐지와 행정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의 관세정책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베트남 내 일본 기업의 35%가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의 관세 도입 이후 응답자의 30.3%는 베트남 내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했으며, 20.9%는 제3국으로 눈을 돌리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내몰리고 있다.

◇ 그럼에도 ‘베트남 우선’…확장 의지는 아세안 최고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낙관론은 여전하다. 수출 증가를 예상하는 일본 기업의 56.9%가 베트남 내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아세안 전체 평균인 46.8%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베트남이 여전히 일본 기업들에 가장 매력적인 '공장 허브'임을 입증했다.

오카베 미쓰토시 JETRO 호찌민 대표는 "베트남은 기업들이 확장을 원하는 국가 순위에서 2년 연속 아세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식품·소매·화학·전자제품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일본 기업들의 현지 부품 조달률이 38.1%로 아세안 평균보다 낮고, 기술 이전 성과가 미흡하다는 점은 향후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 관계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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