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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트럼프發 전기요금 13% 폭등…AI 데이터센터에 청정에너지 축소 '이중고'

'원 빅 뷰티풀 법'으로 324개 프로젝트 취소, 1300만 가구 전력 공급 차질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3배 급증 예상…"추가 급등 불가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이 1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이 1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이 1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 축소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겹치면서 전력공급 부족과 비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단체 클라이밋파워(Climate Power)가 발표한 보고서를 ABC뉴스가 지난 1(현지시각) 보도했다.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 폐지로 프로젝트 줄줄이 취소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7월 서명한 '원 빅 뷰티풀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전기요금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법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도입된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클라이밋파워는 "이 법이 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을 전력망에서 제거하면서 전력 비용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동시에 석유·가스 산업에 새로운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법 시행 이후 324개 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이들 프로젝트는 250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해 1300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한 이번 보고서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감소가 전력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 빅 뷰티풀 법'은 태양광과 풍력 프로젝트 세액공제를 2027년 말로 앞당겨 종료했다. 당초 2033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이 혜택은 프로젝트가 20266월까지 착공하거나 2027년 말까지 가동을 시작해야만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주택용 태양광 설치에 30%까지 적용되던 세액공제는 지난해 1231일 완전히 종료됐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는 지난해 9월 폐지됐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세액공제도 올해 6월 종료될 예정이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조애나 슬래니 부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날 가장 저렴한 에너지는 동시에 가장 깨끗하고 가장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에너지"라며 "그것이 바로 미국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력난 실태. 도표=글로벌이코노믹/ Climate Power,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력난 실태. 도표=글로벌이코노믹/ Climate Power,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2030년까지 3배 급증

전력 공급 감소와 함께 수요 급증도 전기요금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력망에 가중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S&P글로벌 산하 451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올해 618억와트(GW)로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전망이다. 2026년에는 758억와트, 2028년에는 1080억와트로 확대되고, 2030년에는 1344억와트로 현재의 거의 3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NEF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현재 400억와트에서 1060억와트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 데이터센터가 지난해 1830억킬로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으며,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4% 이상으로 파키스탄 한 나라의 연간 전력 수요와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2030년까지 이 수치는 133% 증가한 4260억킬로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리노이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까지 걸쳐 있는 PJM 전력시장의 경우 데이터센터로 인한 비용 증가가 2025~2026년 용량시장에서 93억 달러(13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메릴랜드주 서부 지역 가정은 월평균 18달러(26100), 오하이오주 가정은 월평균 16달러(23200)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카네기멜론대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와 암호화폐 채굴로 인해 2030년까지 미국 평균 전기요금이 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버지니아주 중북부 등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25%를 넘는 요금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요금 추가 급등 우려…폭염·전력망 노후화 악재


ABC뉴스는 보고서를 인용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 증가와 극심한 폭염으로 전기요금이 더욱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잦아지면서 냉방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노후화된 전력망 인프라가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원 빅 뷰티풀 법'으로 인해 내년부터 가구당 연간 110달러(159700)의 전기요금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주에서는 연간 200달러(29만 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싱크탱크 에너지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은 이 법으로 인해 2030년까지 84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 구축과 청정기술·배터리·전기차 제조 및 관련 서비스 공급망에서 대규모 고용 감소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웰즐리대 환경학과 연구진이 유지하는 '빅 그린 머신'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이후 29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는 216억 달러(313600억 원)의 민간 투자와 21287개의 일자리 손실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간 미국 가정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감소로 전력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는 급증하고,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날씨가 겹치면서 전력 시스템에 3중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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