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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든 돔’ 구상, 2026 월드컵서 첫 대규모 공중 방어 실증 시험대

6월 개최 예정인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 대회가 통합 감시·무인기 대응·지휘 체계 시험 환경으로 부상
2023년 5월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킥오프 행사에서 뉴욕/뉴저지의 2026 FIFA 월드컵 로고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5월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킥오프 행사에서 뉴욕/뉴저지의 2026 FIFA 월드컵 로고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추진 중인 통합 공중 방어 구상인 ‘골든 돔(Golden Dome)’이 오는 6월 개최되는 2026 국제축구연맹 월드컵 기간 동안 사실상 첫 실증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단일 행사로는 전례 없는 규모와 기간을 갖고 있어, 기존의 행사 중심 공중 보안 체계를 넘어선 광역·다층 방어 시스템 운용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방·안보 당국 내부에서는 월드컵 기간 동안 구축될 공중 감시·대응 체계가 향후 골든 돔 구상의 초기 운용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미국 본토 공중 방어 체계의 시험 환경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단일 이벤트 방어에서 전국 단위 공중 방어로


기존 미국의 대형 행사 보안은 슈퍼볼이나 대통령 취임식처럼 단일 도시·단일 지점 보호를 전제로 설계돼 왔다. 공역 통제, 무인기 탐지, 전자 교란, 현장 요격 수단은 특정 경기장 반경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26 월드컵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16개 개최 도시에서 약 40일간 경기가 분산 진행되며, 이동 경로와 시간대도 중첩된다. 이로 인해 공중 위협 대응은 개별 도시 단위가 아니라 도시 간 연동된 네트워크 형태를 요구하게 된다.

이 점에서 월드컵은 기존 ‘행사 보안’ 개념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공중 위협 탐지와 대응이 지역별로 분절된 체계가 아니라, 통합된 상황 인식과 지휘 체계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골든 돔 구상의 현실적 출발점


골든 돔은 미국이 구상 중인 차세대 통합 공중·미사일 방어 아키텍처다.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드론과 저고도 항공기, 비정규 공중 위협까지 포함하는 다층·다영역 방어 체계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이 구상은 아직 개념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전국 단위 적용에는 시간과 예산, 법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실제 운용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험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6 월드컵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드문 사례다. 대규모 인파, 장기간, 다수 도시, 국경을 넘는 이동이라는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며, 실전 수준의 경계 태세를 요구한다. 미 국방·국토안보 당국이 월드컵을 골든 돔 구상의 초기 실증 무대로 주목하는 이유다.

무인기 위협이 핵심 변수로 부상


월드컵 기간 동안 가장 현실적인 공중 위협으로 거론되는 것은 소형 무인기다. 상업용 드론은 접근성이 높고 개조 가능성이 크며, 단일 개체로도 보안 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 특히 다수 도시에서 동시에 경기가 열리는 상황에서는 동시다발적 드론 위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미국 당국은 드론 탐지 레이더, 전파 감시 장비, 전자 교란 수단, 지상 대응 체계를 연동한 통합 무인기 대응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이 구조는 골든 돔이 지향하는 저고도·비정규 위협 대응 개념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이 체계가 실제로 작동한다면, 이는 골든 돔 구상의 기술적·운용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통합 상황 인식과 지휘 체계의 시험


골든 돔 구상의 핵심은 개별 무기나 센서가 아니라 통합 상황 인식이다. 각 도시와 기관이 수집한 공중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위협 판단과 대응 결정이 빠르게 연결되는 구조가 전제된다.

월드컵을 앞두고 논의되는 공중 방어 체계 역시 동일한 방향을 지향한다. 연방항공청,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 국방부, 주·지방 정부가 각각 보유한 감시 자산을 연결해 하나의 공중 그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체계가 실제로 운용된다면, 이는 미국 본토 공중 방어 체계가 기존의 기관별 분절 구조에서 벗어나 통합 지휘 체계로 전환되는 시험 단계로 평가될 수 있다.

법적·제도적 한계가 드러나는 시험대


월드컵은 기술뿐 아니라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장이 될 가능성도 크다. 무인기 요격 권한, 전파 교란 허용 범위, 군과 민간 기관 간 지휘 권한 배분 등은 모두 민감한 사안이다.

골든 돔이 전국 단위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법적·행정적 문제들이 정리돼야 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의 임시 조치는 향후 제도 정비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대회는 공중 방어 기술뿐 아니라 미국 내부 통치 구조가 비정규 공중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선 안보 실험


2026 월드컵은 표면적으로는 스포츠 행사다. 그러나 미국 안보 당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대규모 공중 방어 체계를 실전 환경에 가깝게 시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골든 돔 구상이 월드컵 기간 동안 부분적으로라도 구현된다면, 이는 미국 본토 방어 전략이 개념 단계에서 운용 단계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후 이 경험은 미사일 방어, 드론 대응, 도시 방공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월드컵이 갖는 공중 방어 체계의 실전 모의 시험이란 또 하나의 의미


미국의 골든 돔 구상은 아직 완성된 체계가 아니다. 그러나 2026 월드컵은 이 구상이 현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험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건이다. 16개 도시와 3개국을 아우르는 장기 행사에서 공중 위협 대응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향후 미국 본토 방어 전략의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은 경기 결과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에게 이번 대회는 공중 방어 체계의 실전 모의 시험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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