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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X금속, 라피더스에 50억 엔 투자… 日 반도체 '소재-제조' 동맹 굳힌다

스퍼터링 타깃 세계 1위(60%) 기업 가세… 라피더스 소재 공급망 '숨통'
광산 기업에서 첨단 소재 기업으로 체질 개선… 일본 반도체 부활 '신호탄'
일본 비철금속 업계의 거인 JX금속이 일본 정부 주도의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에 50억 엔을 투자한다. 사진=JX금속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비철금속 업계의 거인 JX금속이 일본 정부 주도의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에 50억 엔을 투자한다. 사진=JX금속
일본 비철금속 업계의 거인 JX금속이 일본 정부 주도의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50억 엔(467억 원)을 투자한다. 이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세계 시장 점유율 60%를 장악한 핵심 소재 기업이 일본의 첨단 칩 제조 생태계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20(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JX금속이 최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는 라피더스에 50억 엔 규모의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2025 회계연도까지 민간 자금 1300억 엔(12100억 원)을 확보하려는 라피더스의 계획과 광산·제련 중심에서 첨단 소재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JX금속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최강자의 합류


JX금속의 합류는 라피더스에 참여하는 30여 개 기업 중에서도 단연 주목된다. 기존 출자 기업이 대부분 은행이나 후지쯔, 소니그룹 등 전자·통신 대기업인 반면, JX금속은 반도체 공정의 '뿌리'에 해당하는 소재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다.

JX금속은 반도체 회로 형성 공정에 필수적인 금속 박막 재료 '스퍼터링 타깃(Sputtering Target)'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스퍼터링 타깃은 진공 상태에서 이온을 충돌시켜 금속 입자를 튀어나오게 만든 뒤, 이를 기판에 입혀 얇은 막(박막)을 형성하는 핵심 원재료다. 라피더스가 목표로 하는 2나노미터(nm) 이하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려면 고순도 스퍼터링 타깃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현재 JX금속은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 대규모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생산 능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자본 제휴로 라피더스는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JX금속은 확실한 차세대 수요처를 선점하는 '윈윈(Win-Win)' 구조를 갖추게 됐다. 50억 엔이라는 투자 규모 역시 후지쯔나 소니(각 최대 200억 엔, 187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5억 엔(46억 원) 안팎을 투자한 일반 기업들과 비교하면 소재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거액이다.

'광산' 버리고 '반도체' 입는다… 과감한 사업 재편


이번 투자는 JX금속이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의 연장선에 있다. JX금속은 지난 3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실제로 JX금속은 수익성이 낮은 전통 자원 개발 사업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있다. 칠레 카세로네스 구리 광산의 지분 비율을 기존보다 대폭 낮춰 30%까지 축소했다. 구리 제련 사업에서도 오랜 경쟁자였던 미쓰비시머티리얼과 손을 잡고 원료 조달과 판매망을 공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대신 확보한 자금과 역량은 고스란히 첨단 소재로 흘러가고 있다. 스퍼터링 타깃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광통신망 핵심 부품인 '인듐인(InP) 기판' 생산 설비도 잇달아 증설했다. 자원을 캐던 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쌀인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기술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의 부활, 소재부터 제조까지 수직계열화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를 일본 반도체 부활 전략의 퍼즐이 맞춰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일본은 과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었지만,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라피더스라는 최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JX금속 같은 소재 분야의 '히든 챔피언'들이 자본과 기술로 결합하는 형태는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재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일본 안에서 모두 해결하는 완결형 공급망 구축을 의미한다.

시장조사기관과 관련 업계는 라피더스가 20272나노 양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난관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JX금속과 같은 민간 기술 기업의 잇따른 참전은 라피더스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건 움직임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연합군'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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