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서 전사적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조선·건설기계·방산 전 분야 확대
조선 공정 30% 단축 성과 바탕 '빅딜'…카프 CEO "한국, 세계 가장 혁신적 시장"
조선 공정 30% 단축 성과 바탕 '빅딜'…카프 CEO "한국, 세계 가장 혁신적 시장"
이미지 확대보기2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양사는 서명식을 갖고, 기존 특정 분야에 한정됐던 협력을 HD현대 전사 차원의 AI 기반 운영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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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두 회사의 협력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증명된 결과다.
HD현대는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이후 조선 분야의 출하 및 생산 속도를 약 30%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팔란티어의 플랫폼은 자재 관리, 재무 계획, 기계 설비 등 서로 다른 데이터 소스를 하나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AI가 공정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거대하고 복잡한 조선 작업을 일정보다 앞당길 수 있게 한다.
양사의 협력은 상업용 화물선뿐만 아니라 해군 함정, 무인 수상정(USV), 건설 장비 및 에너지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일본의 AI 조선 로봇과의 경쟁
HD현대-팔란티어의 AI 협력은 일본의 AI 조선 로봇 개발과 대조적이다.
일본 정부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AI 기반 로봇 개발 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성은 숙련된 기술자의 노하우를 AI 로봇에 학습시켜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1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일본은 2035년까지 총 3500억 엔(약 22억30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여 조선업 부흥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속 굽힘(곡직), 용접, 도색, 청소 및 물류, 검사 등 5대 핵심 분야에 AI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HD현대는 팔란티어의 AI 플랫폼으로 공정 최적화와 자동화를 추구하는 반면, 일본은 AI 로봇으로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두 접근법은 상호 보완적이지만, HD현대가 2021년부터 실제 성과를 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알렉스 카프 CEO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시장"
알렉스 카프(Alex Karp) 팔란티어 CEO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와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카프 CEO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우며 예술적인 곳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팔란티어는 현재 미국 내 수요가 폭증해 해외 사업에서는 매우 선택적인 파트너십만을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HD현대와 수억 달러 규모의 전사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과 HD현대의 기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서구 가치 수호' 천명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위협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왔다.
카프 CEO는 무역 혼란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의 제품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 전체 사업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매출은 지난 분기 전년 대비 77% 성장한 8억8300만 달러(약 1조2400억 원)를 기록했다.
팔란티어는 자사의 기술이 서구의 가치와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데 기여한다고 밝혀왔다. HD현대와의 협력 역시 단순한 민간 계약을 넘어, 해군 함정 및 무인 체계 등 안보와 직결된 해양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의 새로운 국면
HD현대-팔란티어의 AI 협력은 글로벌 조선업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한국의 한화오션은 최근 노르웨이 크누첸과 이탈리아 에디슨의 장기 용선 계약에 따라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건조하고, 그리스 가스로그에 '우드사이드 바룸바라'를 인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의 PVSM도 한국 삼성중공업과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의 일환으로 선박 및 해양 공학 분야를 2035년까지 세계 선도 위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이번 계약의 핵심 내용은 수년에 걸쳐 수억 달러 규모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화하고, 팔란티어 AI 데이터 플랫폼(AIP 등)으로 조선 공정 속도 30% 향상 및 전사적 자동화를 달성하며, 조선, 건설기계, 석유화학, 방산(해군 함정) 전 분야에서 HD현대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DX)을 완성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한국 중공업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한 단계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과 공정 복잡성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계에 팔란티어의 AI 솔루션이 실질적인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AI 투자 경쟁의 일환
HD현대-팔란티어의 협력은 글로벌 AI 투자 경쟁의 일환이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콰이쇼우는 1월 17일 35억 위안(약 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딤섬 채권을 성공적으로 매각해 AI 역량 강화와 데이터 센터 확충에 투입할 예정이다.
상하이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 AI를 도시 발전의 모든 측면에 통합하며,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연산 능력, 첨단 칩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AI 신약 개발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2025년 중국 기업 아웃라이선싱 규모가 1357억 달러에 달하며, 노바티스-사이뉴로 17억 달러, 애브비-롱창 바이오 6억5000만 달러 등 대형 거래가 잇따랐다.
2026년 전망: 디지털 전환의 분기점
2026년은 HD현대가 팔란티어의 AI 플랫폼을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며 조선, 건설기계, 석유화학, 방산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조선 공정 30% 단축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바탕으로 수억 달러 규모의 빅딜이 성사되었으며, 앞으로 해군 함정, 무인 수상정(USV), 건설 장비 및 에너지 분야까지 협력이 확대될 것이다.
팔란티어의 선택적 해외 파트너십 전략 속에서 HD현대가 선택받은 것은 한국 시장과 HD현대의 기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알렉스 카프 CEO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시장" 발언은 한국 기업들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시사한다.
2026년은 한국 중공업계가 AI 기반 디지털 전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