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통제권 대치 속 안전자산 선호 강화…‘자원 민족주의 시대’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 구상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위협한 데에 대해 유럽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시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관세 조치와 관련해 이날도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2개월간 약 75% 급등한 금 가격의 사상 최고치 랠리에 또 한 차례 탄력이 붙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건 감세 공약이 전 세계 선진국들 사이에서 누적되고 있는 국가부채 문제를 부각시킨 점도 금값 상승에 한몫했다. 높은 재정 적자는 2025년을 거치며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긴 핵심 요인이다.
여기에 미 달러화 약세까지 겹치며, 금과 은 가격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원자재 매수 가격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 가격은 이날 뉴욕 시장 후반 온스당 4758.25달러로 전일 대비 1.9% 상승했다. 장중에는 사상 최고치인 4766.3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나올 추가 소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 확보 구상과 관련해 여러 당사국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반(反) 강압 수단’ 발동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응 수위를 낮추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온방케르프리베(UBP)의 피터 킨셀라 글로벌 외환 전략 총괄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강대국들 사이에 자원 민족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 같은 지정학적 테마에 대응하는 최적의 수단은 통화보다는 귀금속에 대한 익스포저”라고 말했다.
금은 지난해 미국 금리 하락과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입 및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힘입어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은 가격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년간 가격이 세 배로 뛰었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그린란드를 둘러싼 최근 사태는 수 개월간 이어져 온 금값 랠리에 새로운 불쏘시개를 제공했다”며 “금융자산에만 의존해 온 투자자들에게 점점 더 불편해진 거시·지정학적 환경이 상승세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과 은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린란드 관련 긴장이 고조되기 전 실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5%는 금이 고평가됐다고 답했다. 이는 2025년 5월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