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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테일러 공장, 3월 EUV 가동…23조 테슬라 칩 양산 초읽기

2nm 공정 본격 투입, 올 하반기 완전 가동 목표
TSMC 해외 생산 제한에 구글·AMD 수주 기회 포착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오는 3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험 가동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 완전 가동을 앞두고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23조 원대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에 나선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오는 3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험 가동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 완전 가동을 앞두고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23조 원대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에 나선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오는 3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험 가동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 완전 가동을 앞두고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23조 원대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에 나서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20(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조만간 현지 주정부와 테일러시에 1공장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한다고 보도했다. 임시사용승인은 소방·안전 요건을 충족하면 준공 전에도 시설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 절차다. 삼성은 빠른 수율 안정화를 위해 본사 엔지니어들을 대거 현지에 파견했다.

막바지 공사 현장에 7000명 투입


보도에 따르면 최근 테일러 1공장은 건물마다 달라붙어 있던 크레인이 거의 사라지고 주차장이 각종 차량으로 가득 찬 것으로 확인됐다. 막바지 공사 인력과 EUV 장비 등 반도체 설비 설치를 위한 협력업체 인력이 대거 투입된 영향이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하루 평균 투입 인력만 7000여명"이라며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6층 오피스 빌딩에는 이미 1000여 명이 근무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테일러 공장 부지는 약 485만제곱미터로 경기 평택공장(289만제곱미터)과 화성공장(157만제곱미터)을 합친 규모보다 크다.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됐지만, 삼성은 국내 공장보다 빠른 4년 만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완전 가동을 위해 오는 3월부터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첨단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네덜란드 ASML이 공급하는 EUV 장비는 대당 5000억 원이 넘는 초고가 설비다. 삼성은 식각·증착 장비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올해 말 생산을 확대한다.

다만 글로벌 무역 갈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여서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에 파장을 미친다.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산 장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ASML 장비 가격이 급등하거나 통관이 지연될 수 있다. 이는 투자비 상승과 공장 가동 차질로 직결된다. 시장 관계자는 "반도체가 안보 자산이자 외교 협상 카드가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AI5·AI6 칩 생산…머스크 "실제 물량 몇 배 더 많을 것"

초기 생산 물량은 확보해 둔 상태다. 삼성은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165억 달러(236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 AI5 AI6 칩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계약 당일 "165억 달러는 최소 규모로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많을 것 같다"고 밝혀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머스크는 지난 18(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AI5 칩 설계는 거의 완료됐다""AI6 칩도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AI7, AI8, AI9까지 9개월 설계 주기를 목표로 한다"며 기존 3년이 걸리던 설계·양산 주기를 3분의 1 수준으로 압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AI5AI6 칩은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하드웨어,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콜에서 "AI5 칩은 TSMC와 삼성 양쪽에서 이중 공급될 것"이라며 "삼성의 테일러 공장은 TSMC 애리조나 시설보다 약간 더 진보된 도구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TSMC 2nm 해외 생산 제한…빅테크 수주 기회 확대


테슬라 외에도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삼성에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AMD도 삼성 테일러 공장에서 2nm 기반 AI 칩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TSMC의 정책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국가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N-2'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TSMC는 선단 공정에서 2세대 뒤처진 기술만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

TSMC는 올해 4분기부터 대만에서 2nm 양산을 시작했지만,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nm 생산은 2028년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대만보다 최소 48개월 이상 늦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TSMC 정책 제한으로 인해 구글과 AMD 같은 잠재 고객들이 삼성을 대안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파운드리 적자 탈출 기대…패키징 시설 추가도 검토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 수년간 수조 원의 적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6.8%에 그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테슬라 등 외부 고객 수요가 올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삼성이 충족하느냐가 추가 수주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성공하면 TSMC에만 매달리던 칩 생산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빅테크의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테일러 사이트에 고급 패키징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전에는 2nm 공정 도입을 우선시했으나, 대형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 시설이 추가된다면 삼성은 통합 서비스의 일환으로 현지에서 파운드리 및 패키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테일러 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삼성은 두 번째 공장 출범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 부지는 최대 10개의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를 확보해 대형 기술 고객을 위한 장기 확장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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