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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1100억 달러 승부수, 단순 광업 넘어 '공급망 통제권' 노린다

사우디 국영 기업 마아덴, 10개년 광물 투자 계획 발표... 中 희토류 지배력에 정면 도전
단순 채굴 넘어 '탐사-가공-정제' 수직 계열화... 광물을 국가 전략 인프라로 격상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사우디아라비아가 1100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광업 분야에 투입하며 '포스트 오일' 시대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각) 사우디 국영 광산 기업 마아덴(Ma'aden)이 공개한 이 계획은 단순한 자원 채굴을 넘어 탐사, 가공, 정책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운영 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한다.

이는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서방 공급망의 전략적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다.

◇ 채굴 넘어선 '전략적 인프라'... 수직 계열화로 가치 선점


사우디는 발견, 채굴, 수출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광산 모델을 거부하고 광물을 국가의 전략적 인프라로 정의했다. 단순히 원자재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과 정제 단계의 부가가치를 국내에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방위 공급망과 연계된 희토류 정제 합작 투자를 추진하며 마아덴이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 또한 호주의 지질학 전문성을 대규모로 도입해 탐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본 금속 플랫폼 지분을 통해 니켈, 구리, 코발트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장기 투자를 병행하며 시스템 전반을 설계하고 있다.

◇ 파격적인 정책 개혁과 '국가 챔피언' 마아덴의 부상


사우디 정부는 마아덴을 국가 대표 기업으로 지정하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정책 개혁을 단행했다.
새로운 광산업법을 통해 주요 광업 세율을 기존 45%에서 20%로 파격 인하했다.

마아덴의 시가총액은 약 738억 달러(약 107조 원)로 급등했다. 지난 12개월 매출은 약 101억 달러에 달했으며, 매출 성장률 24.4%, 이익 성장률 127%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재무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63.9%의 지분을 보유하며 강력한 자금력과 정책적 일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중국의 가공 독점에 도전... 서방 공급망의 새로운 허브


사우디의 이번 전략은 희토류 분리 및 정제 능력이 권력의 핵심이라는 교훈을 반영한다. 중국의 영향력이 광석 자체가 아닌 화학 가공과 규모의 경제에서 나온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사우디는 중국의 가공 우위와 서방의 산업 재건 사이에서 자본과 지정학적 정렬을 제공하는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다만 희토류 분리 기술은 매우 복잡하고 환경적으로 민감한 분야다. 전문가들은 파트너십만으로 실행이 보장되지는 않으며 실제 산업 통합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맹국 공급망이 사우디 기반의 가공 시설을 우선시할지가 관건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도 MP 머티리얼즈 등 여러 기업이 정제 능력 확보를 위해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 자원 확보를 넘어선 시스템 설계


사우디아라비아에 광물은 이제 단순한 원료가 아니라 산업의 명줄을 쥐는 '제약 요인'이자 '전략적 도구'다.

마아덴이 전통적인 채굴 기업보다 높은 밸류에이션(P/E 46배)을 기록하는 것은 시장이 이 회사를 단순한 원자재 생산자가 아닌 지정학적 인프라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우디의 자본력과 정책적 의지가 글로벌 광물 패권 전쟁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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