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 주가가 16일(현지시각) 하락했다. 전날 2.13%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막판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 상승 기폭제 역할을 했던 중국 수출 재개 기대감이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여러 조건을 걸고 엔비디아가 H200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정작 이 칩을 수입해야 할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막판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어 0.51% 하락한 186.11달러로 마감했다.
중국 변수
전날 엔비디아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던 ‘중국 변수 해소’라는 시장의 평가는 하루 만에 누그러졌다. 중국이 미국의 노림수에 호락호락하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엔비디아 AI 칩은 언제든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자국 스타트업들의 AI 칩 확산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한때 홍콩을 합쳐 엔비디아 매출의 20%를 넘던 과거의 영광을 되풀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뜻이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이 H200 칩 대중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은 수입 규제로 맞서고 있다.
엔비디아 칩이 왜 필요한지 당국에 소명해야 수입을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엔비디아 출신들이 설립한 중국 스타트업들은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엔비디아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여전히 엔비디아 칩에는 성능이 못 미치지만 물량 공세와 오픈소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화웨이의 칸(CANN) 같은 중국 오픈소스는 엔비디아 칩과 생태계의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인 쿠다(CUDA)의 강력한 대항마이다.
중국은 자체 칩 개발과 함께 그동안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화웨이의 칸은 전세계 개발자들이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 칩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개발하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일종의 통역사다.
GPU(그래픽 처리장치)가 있더라도 엔비디아의 쿠다나 화웨이의 칸 같은 프로그래밍 플랫폼이 없으면 칩을 쓸 수가 없다.
또 무어스레드, 메타X 같은 엔비디아 출신들이 중국에 설립한 AI 칩 스타트업들은 쿠다로 작성된 코드를 자사 칩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도구를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중국의 수요는 제한적이고, 올해 중국 내 AI 칩 수요의 약 80%를 오픈소스로 무장한 토종업체들이 충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뒤처지는 성능을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메우면서 중국 토종 AI 칩이 시장을 거의 장악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미국이 언제든 엔비디아 AI 칩 수출 물꼬를 틀어 잠글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를 토대로 한 중국의 합리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악몽 시나리오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은 결과적으로 미 AI 칩의 전세계 장악력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악몽 시나리오’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오픈소스와 자체 칩을 자국 AI 시장에 보급하고, 이런 성공을 토대로 동남아를 비롯한 각국에 보급하면 엔비디아의 시장 장악력은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싼 가격이 무기인 중국이 오픈소스로 엔비디아의 쿠다 생태계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신흥국들은 중국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최고의 성능을 가진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이 되레 중국의 반도체 굴기 욕구를 자극해 엔비디아의 시장 기회를 점점 옥죄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