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소프트웨어 종목들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등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냈던 소프트웨어 종목들은 새해 들어서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아틀라시안 등은 13일(현지시각) 각각 4% 넘게 급락한 데 이어 14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이날 오후 1.4% 조금 넘는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소프트웨어 종목들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인스팬디드 테스-소프트웨어 섹터 ETF(IGM)은 낙폭이 2%를 웃돌았다.
제프리스의 소프트웨어 담당 애널리스트 브렌트 틸은 배런스에 “소프트웨어가 몹시 고전하고 있다(sucking wind)”면서 투자자들은 “고통을 더 참을 수 없다”고 소리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AI에 무너지는 소프트웨어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
어도비의 비싼 이미지 생성 소프트웨어가 구글 제미나이나 챗GPT 같은 AI 이미지 생성 도구에 자리를 내주는 등 비싼 소프트웨어가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설 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 위험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것이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아틀라시안이다.
세일즈포스는 고객관계관리(CRM) 세계 1위 기업이다. 고객사들은 고객 데이터 관리, 영업, 마케팅 등을 세일즈포스의 소프트웨어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워크데이는 인사와 재무관리 특화 소프트웨어 업체로 직원 채용부터 급여 계산, 성과관리, 또 회계 장부 업무까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아틀라시안은 협업,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로 유명하다.
이들은 모두 클라우드를 통한 구독 서비스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AI가 등장하면서 이들의 사업 모델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기업들이 AI 코딩 도구를 이용해 자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낮은 비용으로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비싼 구독료를 내면서 이들의 범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유인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AI 에이전트, 일처리 방식 바꾼다
특히 최근 앤트로픽이 AI 에이전트 ‘코워크’를 공개한 것은 이런 흐름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같은 AI 비서보다 한층 똑똑해진 비서가 AI 에이전트다.
AI 비서가 사용자의 명령에 반응하며 단계별로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한 마디만 하면 알아서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가령 내일 출장을 준비하라는 지시만 하면 알아서 항공권 예약, 숙소예약, 관련 업체 미팅 이메일 발송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지금의 소프트웨어 구독 방식은 매 단계에서 사람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작동해야 한지만 AI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비싼 구독료를 내지 않고, 에이전트가 알아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일을 끝낸다.
AI 에이전트가 본격화하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더 이상 설 곳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경험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1990년대 CRM 시장은시벨 시스템스가 장악했다. 당시 기업들은 시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전에 직접 서버를 사고, 이후 소프트웨어를 CD로 구매해 설치해야 했다. 설치 기간은 길게는 수년, 비용은 수십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세일즈포스는 이른바 클라우드를 통한 구독 서비스로 이 흐름을 바꿨다. 돈과시간이 많이 드는 자체 서버와 소프트웨어 설치 대신 매달 구독료만 내면 클라우드로 세일즈포스의 서버에 접속해 업무를 하는 방식이다.
결국 시벨은 지난 2005년 오라클에 인수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 이번엔 세일즈포스 등이 시벨의 전철을 밟을것이란 우려가 소프트웨어 종목 주가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