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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남미 첫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착수…대서양 패권 노린다

프랑스 기술 빌려 6000t급 독자 모델 개발…2030년대 실전 배치 목표
핵무기 없이 추진체만 원자력…80억 달러 'PROSUB'으로 남미 해군 질서 재편
브라질 해군이 건조 중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SN 알바로 알베르토'. 프랑스 잠수함 기술을 토대로 설계됐으며,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고 원자력 추진체만을 사용해 장기간 잠항과 대서양 광역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사진=브라질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해군이 건조 중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SN 알바로 알베르토'. 프랑스 잠수함 기술을 토대로 설계됐으며,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고 원자력 추진체만을 사용해 장기간 잠항과 대서양 광역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사진=브라질 해군

브라질이 남미 최초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에 본격 착수하며 남대서양 해양 질서 재편에 나섰다. 극소수 강대국의 전유물이던 원자력 잠수함 전력을 확보해, 광활한 대서양에서의 장기 잠항·상시 감시 능력을 손에 쥐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아르헨티나 유력 경제지 크로니스타(Cronista)는 13일(현지 시각) "브라질이 대륙 차원의 해군 균형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손잡고 '대양 해군' 도약…80억 달러 승부수


이번 사업은 브라질 해군의 장기 국책 프로젝트인 잠수함 개발 프로그램(PROSUB)의 핵심 축이다. 브라질은 프랑스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재래식 잠수함 4척 ▲원자력 추진 잠수함 1척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는 80억 달러(약 11조 원)를 웃돈다.

브라질은 이미 프랑스 스코르펜(Scorpène)급 설계를 기반으로 한 재래식 잠수함 리아추엘로(Riachuelo), 휴마이타(Humaitá), 토넬레로(Tonelero), 앙고스투라(Angostura)를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했다. 이들 잠수함은 배수량 약 1870톤, 전장 71m 규모로, 최신 F21 중어뢰를 운용하며 기존 브라질 해군 전력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작전 능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브라질 해군 전략의 정점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SN 알바로 알베르토(Álvaro Alberto)'다. 이 잠수함은 2023년 10월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이타구아이(Itaguaí) 해군 조선 단지에서 선체 구조물 조립 단계에 들어갔다. 전장 약 100m, 배수량 약 6,000톤, 승조원 약 100명 규모로, 남미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대형 플랫폼이다.

핵무기 없는 '원자력 심장'…무제한 잠항이 전략 바꾼다


알바로 알베르토의 핵심은 원자력 '무장'이 아니라 원자력 '추진'이다. 브라질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으며, 이번 잠수함 역시 공격용 핵탄두는 탑재하지 않는다. 대신 추진체로 가압경수로(PWR·Pressurized Water Reactor) 방식을 채택해, 장기간 잠항과 광역 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원자로는 브라질이 독자 설계·제작하며, 프랑스는 선체 설계와 비(非)핵심 시스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제공한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디젤·전기 잠수함과 달리 산소 공급을 위해 수면으로 부상할 필요가 없어, 작전 지속성·은밀성·기동 반경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는다. 이는 남대서양의 해상 교통로 보호, 해저 자원 감시, 전략 억제 임무 수행 능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소다.

비핵보유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브라질은 향후 호주(AUKUS)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비핵·원자력 추진국'이라는 새로운 범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Safeguards) 적용 방식이 외교적 쟁점으로 부상할 여지도 있다.

남미 해군 질서 재편…'지역 패권' 현실로


브라질 정부는 2023년 이후 원자력 기술 개발과 해군 현대화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PROSUB을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기술 자립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우라늄 농축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원자력 추진체 개발을 통해 군사·민수 양면의 기술 파급 효과를 노린다.

현재 남미에서 원자력 잠수함을 개발하거나 운용 중인 국가는 없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역시 재래식 잠수함 전력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크로니스타는 "알바로 알베르토가 실전 배치되는 순간, 브라질은 남대서양에서 단독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선택은 단순한 군비 확장이 아니라, 대륙 단위 해군 위계의 재편 선언"이라며 "2030년대 이후 남미 해군 균형은 '브라질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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