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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오르카', 결국 사브로…한화오션, 잠수함 수주전서 밀렸다

PGZ–사브 수뇌부 바르샤바 회동…A26 중심 유럽 방산 동맹 가속
EU 방산기금 SAFE 활용 본격화…'K-방산'에 높아진 유럽 진입장벽
스웨덴 사브가 개발한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 A26(블레킹에급) 조감도. 폴란드 언론은 정부가 오르카 프로그램의 기종으로 A26을 선택한 이후 PGZ와 사브 간 협력이 잠수함을 넘어 미사일·탄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사브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사브가 개발한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 A26(블레킹에급) 조감도. 폴란드 언론은 정부가 오르카 프로그램의 기종으로 A26을 선택한 이후 PGZ와 사브 간 협력이 잠수함을 넘어 미사일·탄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사브

한화오션이 공을 들여온 폴란드 해군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ORKA) 프로그램'이 사실상 스웨덴 사브(Saab) 쪽으로 기울었다.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사브 수뇌부가 바르샤바에서 회동을 갖고, 잠수함을 포함한 전방위 방산 협력 강화를 공식화하면서다.

폴란드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는 9일(현지 시각) "오르카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력이 선언적 단계를 넘어 구체적 산업 협력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A26 선택 후속 행보…'유럽 방산 연대' 굳히기


보도에 따르면 아담 레슈키에비치 PGZ 회장과 미카엘 요한슨 사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바르샤바에서 만나 해군 전력을 포함한 양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 의제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정부가 A26 잠수함*을 차기 잠수함으로 선택한 이후의 후속 산업 협력이었다.
디펜스24는 "폴란드 정부의 A26 선택은 단순한 플랫폼 도입이 아니라, 자국 방산 산업의 참여 확대를 전제로 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오르카 사업은 한화오션(장보고-III 배치-II), 독일 TKMS(212CD), 스웨덴 사브(A26)가 맞붙은 3파전 구도로 전개돼 왔지만, 이번 고위급 회동을 계기로 스웨덴과의 협력이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잠수함 넘어 구조함까지…'주고받는' 빅딜


이번 협력은 일방적인 구매 계약에 그치지 않는다. 매체에 따르면 사브는 폴란드 PGZ 컨소시엄이 건조 중인 구조함 '라토브니크(RATOWNIK)'와 유사한 함정 도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가 잠수함을 도입하는 대신, 스웨덴이 폴란드산 함정을 수용하는 상호 호혜적 산업 교환 구상이다.

레슈키에비치 회장은 "사브와의 협력은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 변화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 유럽 차원의 방산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내부 공급망을 촘촘히 묶어 역외 업체의 진입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미사일·탄약까지 확장…EU 기금이 만든 '보이지 않는 장벽'

PGZ와 사브의 협력 범위는 해상 전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사일, 박격포, 탄약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미 PGZ 자회사 데자메트(DEZAMET)와 사브 보포스 다이내믹스 스위스 간의 탄약 생산 협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양측은 유럽연합(EU)의 방산 지원 기금인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U 역내 기업 간 협력에 자금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상, 한국과 같은 비(非)유럽권 방산 기업에는 실질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산 업계에서는 "유럽의 안보 기금과 산업 정책이 결합되면서, K-방산을 견제하는 심리가 제도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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