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직·용접·도색·물류·검사 5대 핵심 분야 집중…이달 착수, 1년 내 현장 가동
2035년까지 3500억엔 기금 투입…고령화·인력난 해소, 경제 안보 차원 선박 공급 사수
2035년까지 3500억엔 기금 투입…고령화·인력난 해소, 경제 안보 차원 선박 공급 사수
이미지 확대보기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숙련된 기술자의 노하우를 AI 로봇에 학습시켜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본격 가동한다.
이는 수만 개의 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의 구조적 한계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베테랑의 손길을 AI로"…5대 난제 해결에 집중
이번 지원 사업은 국립해양연구소(NMRI)를 통해 집행되며, 조선 공정 중 가장 난도가 높은 다섯 가지 분야를 우선 선정했다.
핵심 분야는 금속 굽힘(곡직), 용접, 도색, 청소 및 물류, 검사 등 5개 분야다. 로봇이 베테랑 기술자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금속 굽힘 작업에 AI 기술을 집중 투입해 기술 전수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정부는 1월 중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이르면 2월부터 공개 입찰을 시작해 약 1년 내에 현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억 달러 규모 '조선 부흥 로드맵' 가동
일본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지원에 나선 이유는 섬나라 특유의 경제 안보 때문이다. 안정적인 해상 운송을 위해서는 독자적인 선박 건조 능력이 필수적이지만, 숙련공의 고령화와 신규 인력 유입 감소로 건조 역량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이마바리 조선소 등 현지 업계는 "수십만 개의 부품을 다루는 조선업의 특성상 숙련 인력 확보가 생존의 열쇠"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본 조선업의 위기와 도전
일본은 한때 세계 조선업을 주도했지만, 199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에 추월당하며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조선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한국(약 30%)과 중국(약 40%)에 뒤처져 있다.
특히 숙련 기술자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일본 조선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50대 중반으로, 향후 10년 내에 대규모 은퇴가 예상된다. 신규 인력 유입은 극히 저조해 기술 전수가 단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AI 로봇 개발 지원이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조선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 격화
글로벌 조선 시장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LNG 운반선, 친환경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한화오션은 최근 노르웨이 크누첸과 이탈리아 에디슨의 장기 용선 계약에 따라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건조하고, 그리스 가스로그에 '우드사이드 바룸바라'를 인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도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5년까지 로봇공학, 에너지 저장 장비, 선박 및 해양 공학 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의 PVSM도 한국 삼성중공업과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경제 안보의 교차점
일본의 이번 AI 로봇 개발 지원은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경제 안보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다. 섬나라인 일본은 해상 운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선박 건조 능력 없이는 경제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본은 자국 선박 건조 능력을 유지함으로써 유사시 안정적인 해상 운송을 확보하고자 한다.
2035년까지 3500억 엔이라는 대규모 기금 투입은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AI와 로봇 기술이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제도 많다. AI 로봇이 실제로 베테랑 기술자의 섬세한 기술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을지,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현장 가동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강력한 경쟁 속에서 일본이 조선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2026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되는 일본의 AI 조선 로봇 프로젝트는 글로벌 조선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