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中 AI 패권 경쟁, 전반전은 미국 우세”…WSJ “24대 18로 앞서”

중국과 미국 국기가 배경에 놓인 가운데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 칩이 전시돼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미국 국기가 배경에 놓인 가운데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 칩이 전시돼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미식축구 경기에 빗대면 현재 스코어는 미국이 24대 18로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 반도체 수출을 일부 허용하며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을 “트로피 없는 경기”라고 표현하며 경제력과 군사력 주도권이 걸린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AI 모델 성능, 첨단 반도체, 글로벌 인재와 동맹 네트워크에서 앞서 있지만 중국 역시 알고리즘, 데이터, 전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것.

◇ 트럼프의 ‘칩 거래’, 흐름 바꿀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엔비디아가 중국에 구형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반도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을 겨냥한 수출 규제로 미국의 핵심 기술이 베이징에 유입되는 것을 막아왔던 기조에서 일부 완화된 조치다.

이에 대해 미 의회 안팎에서는 “경쟁국에 스타 선수를 넘겨준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지지자들은 “장기 전략 차원의 포석”이라고 맞섰다. WSJ은 이 결정을 두고 “미국이 전반전에서는 앞서 있지만 위험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 “현재 점수는 미국 24, 중국 18”


WSJ는 안보·기술 전문가들에게 AI 경쟁 상황을 점수로 환산해줄 것을 요청한 결과 대체로 미국이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타룬 차브라 앤스로픽 국가안보정책 책임자는 “미국은 AI 모델, 반도체, 글로벌 인재, 공급망 동맹에서 우위를 갖고 있으며 수출 통제가 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사이프 칸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 연구원은 “중국은 알고리즘과 데이터, 에너지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미국은 연산 능력을 활용해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데이터코퍼레이션(IDC)의 디피카 기리 AI 리서치 총괄은 “미국이 엔비디아 등으로 첨단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딥시크 같은 챗봇과 오픈소스 혁신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격차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 반도체는 ‘쿼터백’…미국 우위 흔들릴까


WSJ는 AI 경쟁에서 반도체를 미식축구의 쿼터백에 비유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을 허용한 엔비디아의 H200 칩은 최신 블랙웰 칩보다 한 세대 뒤처졌지만 여전히 중국 화웨이의 최고 성능 칩보다 비용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크게 앞선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H200은 화웨이의 최고 성능 칩보다 비용 효율성이 16% 높고 성능은 32% 더 강력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중국에 H200 판매가 허용될 경우 미국의 연산 능력 우위는 40배 이상에서 7배 미만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가안보 강경파들은 “구형 조 몬태나도 중국이 보유한 어떤 쿼터백보다 낫다”고 지적한다. 반면 엔비디아 측은 “미국 고객은 앞으로도 중국보다 훨씬 많은 AI 연산 능력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 챗봇 경쟁…미국 독주 속 중국 추격


AI 챗봇 경쟁에서도 미국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챗봇 순위를 집계하는 LM아레나에 따르면 최근 한때 상위 20위권을 구글, xAI, 앤스로픽, 오픈AI 등 미국 기업들이 독식했다.

그러나 알리바바, 바이두, 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도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딥시크는 비교적 성능이 떨어지는 엔비디아 칩을 활용해 세계적 수준의 챗봇을 개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바렛 우드사이드 전 엔비디아 출신 AI 기업가는 “중국 기업들은 열세인 하드웨어를 보완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훈련해 왔다”며 “더 많은 하드웨어를 확보할 경우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WSJ는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미국이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기세를 타고 있고 새로운 쿼터백까지 손에 넣었다”며 AI 패권 경쟁의 향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