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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다음은 로봇이다”… 美·日·中, ‘피지컬 AI’ 글로벌 패권 격돌

엔비디아·후지쓰 ‘AI 두뇌’ 동맹 vs 美 ‘생체모방 로봇’ vs 中 ‘제조 굴기’
가상공간 떠나 실물 경제 침투… 2026년 ‘구체화된 지능(Embodied AI)’ 원년 예고
미국은 ‘원천 기술’, 일본은 ‘업무 통합’, 중국은 ‘압도적 양산’… 3국 3색 전략
인공지능(AI)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와 물리적 세계(Real World)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챗GPT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혁명이 1막이었다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 설비에 지능을 심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2막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와 물리적 세계(Real World)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챗GPT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혁명이 1막이었다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 설비에 지능을 심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2막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와 물리적 세계(Real World)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GPT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혁명이 1막이었다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 설비에 지능을 심는 피지컬 AI(Physical AI)’2막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일본 후지쓰, 중국 관영 매체 등이 26(현지시각) 동시다발적으로 내놓은 전략은 이 같은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첨단 바이오 기술, 일본의 정교한 시스템 통합, 중국의 거대한 제조 생태계가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美 스타트업, 자연을 베끼다… 가오리 로봇으로 해저 인프라 정조준


미국 블록체인뉴스는 26DARPA의 소셜미디어 발표를 인용해 미 스타트업 플리언트(Pliant)가 개발한 수중 로봇 크레이(CRay)’를 집중 조명했다. 이 로봇은 기존 프로펠러 추진 방식이 가진 한계를 생체 모방 기술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ARPA에 따르면 크레이는 가오리처럼 지느러미를 파동형으로 움직여(undulating propulsion) 추진력을 얻는다. 모터 소음이 심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프로펠러 대신 유연한 지느러미를 AI 알고리즘으로 제어해 물살을 가른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기존 드론 대비 최대 50% 줄였고, 산호초 탐사나 기뢰 제거 등 장시간 은밀하게 수행해야 하는 임무에 최적화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수중 로봇 시장이 202775억 달러(1083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티스타(Statista) 역시 2023년 기준 AI 로봇 산업 가치가 120억 달러(173400억 원)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플리언트는 방대한 해양 생물 움직임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로봇이 조류나 탁한 시야 등 변수 많은 해저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그랜드뷰리서치가 2024년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AI 로봇 부문은 2030년까지 연평균 37.3%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처럼 고도화된 원천 기술과 국방·자원 탐사 수요를 결합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 후지쓰, 엔비디아 동맹… 가상과 현실 잇는 두뇌 만든다


미국이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한다면 일본은 연결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 통신사 JCN뉴스와이어는 26일 후지쓰가 후지쓰 코즈치 피지컬 AI 1.0’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후지쓰는 지난 10월 엔비디아와 맺은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가상 공간의 AI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의 로봇과 직접 소통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핵심은 기밀성 높은 업무 자동화다. 후지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타카네(Takane)’를 기반으로 조달 규정을 분석하고 서류를 검토하는 특화 에이전트를 배치했다.

후지쓰 구매 부서에서 진행한 실증 실험(PoC) 결과, 주문 확인 업무량이 약 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NIM 마이크로 서비스를 적용해 추론 속도 또한 50% 빨라졌다.

후지쓰는 2025 회계연도 말까지 이 기술을 고객사 환경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에이전트 AI’ 기반으로 전환하고, 나아가 물리적 로봇과 결합해 현장 업무까지 자동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AI와 로봇의 유기적 결합으로 풀겠다는 일본 산업계의 절박함과 기술력이 만난 결과다.

(), “소프트웨어는 미국, 현실은 중국… 압도적 제조 속도로 승부


중국은 속도규모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망(China.org.cn)26구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피지컬 AI)이 중국의 미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야심을 드러냈다.

중국 언어 잡지 야오원자오쯔(Yaowen Jiaozi)’는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구체화된 지능을 꼽았다. 이는 AI가 물리적 공간, 즉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드론 등에 깃드는 현상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제155개년 계획(2026~2030)의 핵심 동력으로 이를 지목하고 5000억 위안(103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경쟁력의 원천은 선전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이다. 반경 40km 내에서 모든 전자부품을 조달하고 시제품을 며칠 만에 만들어내는 속도는 캘리포니아 스타트업이 따라잡기 힘든 격차를 만든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소프트웨어 강점을 유지하더라도, 이를 물리적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단계에서는 중국 기업이 결정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대중 수용성 차이도 변수다. 미국에서는 웨이모 로보택시가 파손되거나 드론이 총격을 받는 등 거부감이 크지만, 중국은 기술 수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2026년을 피지컬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2026, ‘화면 밖 AI’ 대전(大戰) 시작


미국, 일본, 중국의 움직임은 명확하다. AI가 채팅창에 머물지 않고 공장, 바다, 사무실 등 현실 세계로 나와 직접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바이오 모방 로봇 등 원천 기술과 국방·우주 등 하이엔드 시장 선점을, 일본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연대해 B2B 업무 프로세스와 로봇 제어 통합을, 중국은 압도적인 제조 인프라와 정부 주도 투자를 앞세워 물량 공세 및 상용화 속도전을 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은 실험실에 있던 AI 로봇들이 실제 산업 현장과 도시 곳곳에 배치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누가 먼저 안정적인 하드웨어와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실질적인 생산성을 입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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