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르급 반복 발주로 2029년 인도…남중국해 중국과 긴장 속 해군력 증강
필리핀, 10년간 50조 원 군 현대화…HD현대중공업 12척 건조로 독보적 입지
필리핀, 10년간 50조 원 군 현대화…HD현대중공업 12척 건조로 독보적 입지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계약은 지난해 9월부터 필리핀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온 HD현대중공업에 22일 수주 통지서가 발부되면서 사실상 확정됐다. 필리핀 예산관리부가 지난주 추가 현대화 자금을 지급한 데 따른 조치다.
조기 인도 실적 바탕 반복 발주 성사
이번 추가 발주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년간 필리핀 해군에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을 인도하거나 건조한 데 이어 호위함 2척을 추가로 건조하게 됐다. 완공 뒤에는 필리핀 해군을 위해 총 12척의 군함을 건조하는 실적을 올리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기를 포함해 약 420억 페소(약 1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신규 호위함들은 말바르급 또는 HD현대중공업의 HDF-3200 설계를 바탕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국방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조달 모니터링 보고서는 계획된 호위함 인수를 "재고 기반"이라고 설명해 반복 발주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필리핀 해군의 가장 현대적인 군함인 미겔 말바르함(FFG-06)과 디에고 실랑함(FFG-07)은 올해 취역했다. 2021년 3,200톤급 호위함 2척의 계약액은 280억 페소(약 7060억 원)였다. 이들 함정은 16셀 수직발사시스템, 8기의 대함 미사일 발사기, 35밀리미터 근접무기체계, 76밀리미터 주포, 2연장 어뢰 발사기, 첨단 AESA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호위함 1번함을 예정보다 4개월, 2번함을 1개월 앞당겨 인도했으며, 올해는 초계함 1번함을 5개월 일찍 전달했다. 지난해 5월에는 HD현대중공업이 납품한 호위함 1번함이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연합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에 참가해 약 36킬로미터 떨어진 표적을 명중시켜 현장 참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남중국해 중국 위협에 10년간 50조 원 투입
이번 호위함 인수는 필리핀 해군의 해상 안보 강화와 지역 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현대화 추진의 일환이다. 필리핀은 향후 10년간 약 2조 페소(약 50조 원)를 지출해 군대 현대화를 약속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긴장 고조와 중국의 공세가 심화하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9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자연보호구역을 설정하면서 양국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전투기가 필리핀 항공기의 비행경로를 가로막으며 공중에서도 위협을 가했다.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1월 '리호라이즌 3' 계획을 발표하며 해양력에 초점을 둔 국방력 강화를 위해 약 350억 달러(약 50조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아산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필리핀은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경계하는 미국, 일본, 호주 등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태국 등 아세안 국가로 함정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지스함 5척, 호위함 12척, 초계함 6척, 잠수함 9척 등 총 102척의 함정을 건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