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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공급망 ‘핵심축’으로 급부상…"폐기물서 전략광물 캔다"

英 월드폴리오, "中 의존 끊을 유일한 대안" 집중 조명
최윤범의 '트로이카 드라이브'…호주선 그린수소, 美선 도시광산 선점
고려아연 주가동향. 사진=고려아연이미지 확대보기
고려아연 주가동향.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단순한 비철금속 제련소를 넘어 미국 국가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진화했다. 중국이 장악한 희소금속 패권에 맞서 서방 진영이 찾던 맞춤형 제련자원 순환의 해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영국 유력 경제매체 더 월드폴리오(The Worldfolio)23(현지시각) 고려아연이 구축한 탈()중국 공급망이 미국의 안보 전략과 직결된다고 평가했다.

민첩성이 곧 생존… 아연 넘어 2차전지·희소금속으로 승부


보도에 따르면 1974년 연간 생산량 5t() 규모로 출발한 고려아연은 광산에서 캔 광석만 처리하는 기존 모델을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다양한 원료를 시장 상황에 맞춰 처리하는 독보적인 맞춤형 제련(Custom Smelting)’ 기술을 고도화했다.

최근 아연 제련 수수료(TC) 하락으로 글로벌 제련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을 때도 고려아연은 견고했다. 아연뿐만 아니라 안티몬, 비스무트, 인듐, 갈륨 등 방산과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첩함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역설했다. 단일 금속 시황이 흔들릴 때 다양한 광종(鑛種)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美서는 도시광산’, 호주서는 그린수소… 트로이카 드라이브 가속


최 회장이 주도하는 미래 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2차전지 소재·자원순환)’는 구상을 넘어 실질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

미국 거점인 자원순환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는 데이터센터 폐기물, 폐배터리, 폐태양광 패널 등에서 구리와 희소금속을 추출한다. 이곳에서 확보한 원료는 울산 온산제련소로 보내져 고순도 금속으로 재탄생한다. 업계는 현재 연간 35000t 수준인 100% 재활용 구리 생산량이 5년 내 15t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에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회사 아크 에너지(Ark Energy)를 통해 125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남반구 최대 규모인 맥인트이어(MacIntyre)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확보했다. 여기서 생산한 전력과 그린 수소로 제련소를 가동해 탄소 배출 규제와 에너지 비용 변동성을 동시에 넘는다는 전략이다.

2027올인원 니켈 제련소가동… 매출 10조 글로벌 거인, 안보 파트너로


고려아연은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건립 중이다. 니켈 매트(Matte), 산화광(MHP), 폐배터리 파우더(Black Mass) 등 원료 형태를 가리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설비다. 이는 중국 중심의 니켈 공급망에서 벗어나 미국과 동맹국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다.

더 월드폴리오는 적절한 정책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고려아연은 워싱턴(미국 정부)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민간 동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연 매출 10조 원 안팎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이 폐기물을 전략 광물로, 전기를 수소 분자로 바꾸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서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의 경영권 분쟁은 해를 넘겨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이사회 과반 장악을 목표로 치열한 지분 경쟁과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경영권의 최종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러한 경영 불확실성이 고려아연의 글로벌 신사업 추진 동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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