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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일반 수출 라이선스' 최초 발급…공급망 숨통 트이나

사전 승인 시 반복 선적 가능해져…유럽 기업들 "긍정적이나 세부 지침 필요"
미·중 무역 전쟁 속 '전략적 카드' 활용…미국 기업에 대한 확대 여부 주목
중국 지질박물관의 확대경 옆에 희토류 산업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과 같은 원소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광물인 모나자이트 샘플이 확대경 옆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지질박물관의 확대경 옆에 희토류 산업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과 같은 원소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광물인 모나자이트 샘플이 확대경 옆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특정 외국 기업들에 대해 장기 유효한 '일반 수출 라이선스(General Export License)'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건별로 승인을 받아야 했던 기존의 번거로운 절차를 간소화해, 사전 승인된 구매자에게 일정 기간 반복적인 선적을 허용하는 조치라고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일반 라이선스' 도입의 배경과 의미


중국 상무부 허야동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일부 중국 수출업자들의 일반 라이선스 신청이 접수 및 승인되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2023년부터 시행된 허가제는 매 선적마다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심사가 지연되어 유럽 등 해외 기업들의 생산 중단 사태가 빈번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반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약 1년의 유효기간 동안 사전 승인된 고객사에게 자유롭게 희토류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이를 통해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유럽의 환영과 신중론… "누가 혜택받나"


유럽연합(EU) 집행위 마로스 셰프초비치 부위원장은 "일부 유럽 기업들이 첫 일반 허가를 받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현지 상공회의소와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어떤 기업이 승인 대상인지, 구체적인 발급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
독일상공회의소 등은 아직 회원사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복잡한 승인 절차의 전면적인 가속화를 촉구하고 있다.

◇ 미·중 관계의 변수… '유럽 끌어안기' 전략인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럽 기업들에 먼저 접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유럽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에 동조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미국향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만큼, 향후 미국 기업들로도 일반 라이선스 발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 '자원 무기화' 지렛대는 유지


중국이 절차를 간소화하긴 했지만, '수출 통제'라는 틀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라이선스 신청 시 최종 사용자(End-user)에 대한 상세 정보를 요구함으로써, 중국은 자국 희토류가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완벽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권한을 거머쥐었다.

결국 이번 조치는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해 대외적인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필요할 때는 언제든 밸브를 잠글 수 있는 '관리 가능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는 베이징의 고도의 책략으로 풀이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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