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인 복합체계(MUM-T)의 ‘공중 지휘소’ J-20S 등장… 세계 최초 2인승 스텔스기
플랫폼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전환… 美 6세대 전투기(NGAD) 개발 압박
플랫폼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전환… 美 6세대 전투기(NGAD) 개발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마이니치신문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지난 5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고, 미 군사전문지 1945(19FortyFive)는 이달 초 중국의 신형 전력 분석을 내놓았다.
해상 포위망 구축, “전례 없는 100척 전개”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달 중순부터 동아시아 전역에 해군 및 해경 함정 100여 척을 전개했다. 지난 4일 오전 기준으로도 90여 척이 작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작전 반경은 황해 남부에서 동중국해를 거쳐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와 태평양까지 광범위하게 뻗어 있다.
이번 대규모 전개는 일본과 대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최근 “대만이 공격받으면 일본도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중국 외교부는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여기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국방비 400억 달러(약 59조 원)를 추가 편성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중국을 자극했다.
현지 안보 당국자는 로이터에 “중국 함정들이 전투기와 연계해 외국 선박을 가정한 모의 공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분쟁 시 외부 전력의 지원을 차단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국방 필요를 넘어선 과잉 대응이며, 주변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전례 없는 군사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중전의 게임 체인저, ‘J-20S’와 유·무인 복합체계 가동
해상에서의 압박과 더불어 중국은 공중 전력의 질적 도약을 선언했다. 미 군사전문지 1945는 중국이 공개한 J-20S를 두고 “세계 최초의 2인승 스텔스 전투기이자, 중국 공군 교리의 중대한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개량한 J-20S는 단순한 조종사 훈련용이 아니다. 후방석에 탑승한 두 번째 승무원은 ‘공중 전투 관리자’ 역할을 맡는다. 이는 현대 공중전이 조종사 한 명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정보 처리를 요구한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다.
J-20S의 핵심 임무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의 운용이다. 후방석 승무원은 ‘FH-97A’나 ‘GJ-11’ 같은 고성능 무인기(드론) 편대를 지휘한다. 드론이 적의 방공망을 먼저 타격하거나 미끼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J-20S는 안전한 거리에서 작전을 통제하고 장거리 타격을 가하는 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스텔스 미니 조기경보기’로 진화
J-20S는 미 해군의 전자전기인 ‘EA-18G 그라울러’와 유사한 전자전(EW) 임무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컴퓨팅 능력과 추가된 안테나를 활용해 적의 레이더망을 교란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대형 조기경보통제기(AWACS) 전력이 미국에 비해 열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J-20S는 전방 깊숙이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고 지휘하는 ‘스텔스 미니 조기경보기’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1945는 “J-20S는 J-16, J-10C 등 다른 전투기들과 해군 자산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추 신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군이 개별 전투기의 성능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미군과 유사한 네트워크 중심의 작전 환경을 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WS-15 엔진 탑재로 기동성과 순항 능력이 향상된 점 또한 미 항모전단을 위협하는 장거리 해상 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요소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차세대 전력 확보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유인기와 무인기를 통합 운용하는 실질적인 플랫폼을 먼저 선보임에 따라, 미국 역시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인 ‘차세대 제공권 장악(NGAD)’과 ‘협동전투기(CCA)’ 개발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만 총통실 카렌 쿠오 대변인은 “중국의 군사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중국은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서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도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을 통해 “중국의 군사 동향을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보 수집 및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함정 전개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은 피하면서도 “중국군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해석하거나 근거 없이 과장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바다를 메운 100척의 함정과 하늘에 등장한 2인승 스텔스기는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