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성장에도 지수 추가 상승 여력 제한...AI 관련 기술주 ‘에어포켓’ 위험
이미지 확대보기은행은 최근 3년 연속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가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만큼 지수가 큰 폭의 추가 상승을 기록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미국 주식 및 퀀트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내년 말 약 7100포인트 선에서 거래를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3.8%가량 높은 수준이다.
S&P500 지수는 올해에만 약 16% 상승했고, 앞서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3% 이상 오르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BofA는 내년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가 상승 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실적 개선과 별개로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이어 주식시장의 좁은 주도주 구조와 과도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당시를 연상시키지만, 시장이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수브라마니안은 2000년 당시와 비교해 현재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이 더 낮고, 기업 이익 증가세가 수익률을 뒷받침하며, 투기성이 강한 적자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도 과거만큼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늘날의 시장은 2000년과 비교하면 유사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형 기술주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인 수익화를 이루지 못한 만큼, 시장이 ‘AI 에어포켓’에 빠질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AI 에어포켓’이란 AI 산업이나 기술 발전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과 투자 및 성과가 줄어드는 공백 구간을 의미한다.
BofA의 이러한 신중한 전망은 최근 AI 테마를 둘러싼 불안감 속에 S&P500 지수가 변동성 장세를 보이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 10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한때 5% 급락한 뒤 최근 다시 반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수는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22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장기 평균보다 19% 높은 수준이다.
수브라마니안은 “현재 유동성은 최상 수준이지만, 시장이 나아갈 방향은 더 강해지기보다 오히려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사주 매입이 줄고 설비투자는 늘어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 정책도 성장 둔화가 뚜렷할 때에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fA의 신중론에 반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미국 증시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다 애널리스트는 내년 S&P500 지수가 8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내년 지수 전망치로 7800을 제시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내년 지수 목표치로 7500과 7600을 예상하며, 지수가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