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1만5000명 감원·AI가 신입 대체…연준 금리인하 압박 가중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전미대학고용협회(NACE)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26년 졸업생 채용 시장이 코로나19 첫해 이후 가장 어두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업 51% "취업시장 나쁘다"…채용 증가율 1.6% 불과
NACE가 지난 8월 7일부터 9월 22일까지 18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51%가 2026년 졸업생 취업시장을 '나쁨' 또는 '보통'으로 평가했다. 이는 2020~2021년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다. '매우 좋음'으로 답한 기업은 2%에 그쳤다.
기업들은 2026년 졸업생 채용을 2025년 대비 1.6% 늘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 제시한 2025년 졸업생 채용 계획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기업의 60%는 채용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25%만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14%는 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대졸자(22~27세) 실업률은 지난 6월 4.8%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달 전체 실업률보다 높고, 최근 4년 중 6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 플랫폼 핸드셰이크는 지난 8월 정규직 채용 공고가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줄었고, 채용 건당 지원자는 평균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6년 졸업 예정자 중 60% 이상이 진로에 비관적이라고 답했다.
대규모 감원 행렬…경력직도 신입 자리 경쟁
최근 몇 달 사이 아마존닷컴과 유나이티드파셀서비스(UPS) 등 주요 기업들이 수천 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는 다음 주부터 역사상 최대 규모인 1만 5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기 전망 탓에 보수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경력이 전혀 없는 신입보다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졸 신입들은 이제 동료 지원자뿐 아니라 최근 해고된 경력직 근로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오와대학교 4학년 애니카 스웬슨(22)은 아마존 같은 기업의 대규모 감원 소식에 구직 불안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을 전공하며 이번 주에만 5~10개 채용 공고에 지원했다. 그는 "1년 뒤면 그 일을 할 사람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며 일부 신입 직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AI가 신입 업무 대체…"교육받지 못한 인력" 타격
많은 경영진들이 인공지능(AI)이 대규모 일자리 감축을 가져올 가능성과 전통적으로 신입사원이 맡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기업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전 신입 채용 담당자 지아바나 베가는 현재 채용 환경이 정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며 "신입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거주하는 베가는 2023년 채용 담당 직책에서 해고됐다. 1년 전 종료된 기술 분야 계약직을 거쳐 현재는 기업 직무에 지원하면서 미용 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경력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찾지 못해 신입 직책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다만 NACE 조사에서 기업의 61%는 AI로 신입 직책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25%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14%만이 AI로 이런 직무를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응답했다.
핸드셰이크의 크리스틴 크루즈베르가라 최고교육전략책임자는 기업들이 세 그룹으로 나뉜다고 분석했다. 일부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 채용을 중단했고, 일부는 효율성 명목으로 직원을 해고했으며, 일부는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 의료, 교육, 제조 분야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학생들이 "수백 개 일자리에 지원서를 보낸다"며 "지원서를 마구 쏟아낸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많은 고용주들이 획일적 지원서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 2026년 실업률 4.6% 상승 전망…연준 금리인하 압박
경제 전문가들은 청년 대졸자 실업률 상승이 미국 전체 고용시장 약화로 이어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뱅크레이트가 최근 실시한 경제지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026년 9월까지 실업률이 4.6%까지 오르고 월평균 고용 증가는 4만9000명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고용시장 악화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이 남아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