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222대 209 통과, 트럼프 서명…시장 안도 랠리 속 경제 타격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셧다운은 지난 10월 1일 시작돼 43일간 지속되면서 2018~2019년 35일 셧다운 기록을 경신했다. 상원은 앞서 지난 11일 60대 40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8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화당과 손잡으면서 법안 처리가 가능했다.
여야 격돌 끝 타결…다음달 30일까지 임시 자금 조달
법안은 대부분의 연방기관에 다음달 30일까지 자금을 제공하고, 농무부와 재향군인부 등 일부 부처에는 회계연도 전체 예산을 배정한다. 또 셧다운 기간 해고된 연방공무원을 복직시키고 밀린 급여를 지급하며, 다음달 30일까지 추가 해고를 금지하는 조항을 담았다.
이번 셧다운의 핵심 쟁점은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연장 문제였다. 민주당은 연말 만료되는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을 법안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지만, 공화당은 이를 거부했다. 대신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다음달 중순까지 이 문제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반대당의 극단주의자들이 순전히 정치적 이유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정부 셧다운을 만들어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성명을 통해 "오바마케어 세금 공제 연장을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셧다운 와중에도 주가 상승…시장은 정치 혼란 넘어서
역설적이게도 정부 셧다운 기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야후파이낸스가 지난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S&P 500 지수는 오히려 2.4%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지난 11일 S&P 500 지수는 1.5% 급등했고, 나스닥 지수는 2.2%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350포인트 이상 올라 0.8% 상승했다. 셧다운 종료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지난 12일에는 다우지수가 326.86포인트(0.68%) 올라 4만 8254.82로 장을 마감하며 처음으로 4만 8000선을 돌파했다.
CNBC가 지난 10월 7일 보도한 분석에 따르면, 과거 미국에서 5일 이상 지속된 정부 셧다운은 1978년 이후 6차례 발생했는데, 최근 4차례 셧다운 때 모두 S&P 500 지수가 상승했다. 퀀트데이터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히징어는 "시장은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의 소음이 아닌 미래 상황을 가격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손실 110억 달러 추산…데이터 공백 '영구적 피해'
하지만 셧다운으로 인한 실물 경제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야후파이낸스가 지난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6주간의 셧다운으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6년 말까지 미국 경제가 셧다운이 없었을 경우보다 약 110억 달러(약 16조 1400억 원) 작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 보고서는 영원히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모든 경제 데이터가 영구적으로 손상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입안자들이 중요한 시기에 눈을 가린 채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 부문도 큰 타격을 받았다. 연방항공청(FAA)이 지난주 항공편 감축을 명령하면서 하루 2000편 이상 항공편이 취소됐다. 시리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에도 미국 내 출발편의 3.5%인 811편이 취소됐다.
트럼프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해싯은 "셧다운으로 분기 경제 성장률이 1~1.5%포인트 감소했지만, 재개방으로 연방공무원들이 급여와 밀린 돈을 받으면서 큰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 분석 업체 팽가에아폴리시 설립자 테리 헤인스는 메모를 통해 "셧다운 종료는 항공 교통부터 사회 프로그램, 경제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명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이라며 "정부 데이터 없이도 시장이 잘 작동했다는 점은 과소평가된 긍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65%로 전망되면서 주가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밸류에이션 과열 우려와 인플레이션 둔화 지연 가능성은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