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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월가, 뉴욕 '사회주의자 시장’ 취임 앞두고 긴장…“일단 지켜보자”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인.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자’ 시장이 취임하는 이례적인 일이 현실이 됐다.

그러나 그동안 뉴욕의 경제 질서를 주도해 온 월가와 대기업들은 깊은 우려 속에서도 완전히 등을 돌리기보단 조심스러운 관망에 들어갔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의 새 시장으로 취임할 조란 맘다니 당선인은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주장하고 무료 보육·버스 등을 공약한 정치적 색채가 뚜렷한 인물이다.

자본주의 질서를 뒤흔든다고 평가받는 그의 ‘좌파 경제 실험’이 뉴욕을 흔들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다.

그럼에도 폴리티코에 따르면 뉴욕 기업인들의 반응은 ‘일단 버텨보자’ 분위기다.

뉴욕 기업인 단체 ‘파트너십 포 뉴욕시티’의 캐시 와일드는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존 캐츠마티디스 레드애플그룹 회장은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캐츠마티디스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석유·유통 기업을 보유한 억만장자다. 그는 “사업가들은 ‘조심해라, 전투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고 “(맘다니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지만 그는 젊은데다 경영 경험도 없다. 우리 회사에 취업 지원서를 냈다면 슈퍼마켓도 못 맡긴다”고 주장했다.

일부 부유층과 기업들은 뉴욕 자산을 줄이거나 거주 기반을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츠마티디스 회장은 “뉴욕에서의 자산 노출을 줄일 것”이라며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 뉴욕은 세계 금융·미디어 산업의 중심지로 약 850만명이 살고 있고 글로벌 자본의 핵심 도시다. 그러나 그동안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이나 에릭 애덤스 시장까지 이어졌던 ‘기업 친화 노선’은 새 시장 취임과 함께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를 지지한 정치 세력도 매우 진보적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대표적이다. 뉴욕의 부유층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정치자금과 슈퍼 PAC을 동원해 그를 저지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반면 맘다니 캠프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와 소액 후원으로 선거를 치렀고 높은 물가와 생활비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냈다.

뉴욕 재계는 당장 시장과 충돌하기보다는 새로운 정치 상황에 적응하며 협상 여지를 찾는 모습이다. ‘장기적 전쟁’을 염두에 둔 움직임도 나타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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