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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영국·호주 이어 핵잠수함 기술 공유국 합류…필라델피아서 건조 추진

한화오션 주도 KSS-IV 최소 4척 계획…호주 헨더슨 기지 공동운용 가능성도 부상
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 사진= 한화필라델피아 조선소,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 사진= 한화필라델피아 조선소, 페이스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핵잠수함 추진 기술 이전을 승인하면서 한국이 미국, 영국, 호주에 이어 세계 4번째 핵추진 기술 공유국으로 부상했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한국의 첫 핵잠수함이 건조된다.
필라델피아 투데이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은 바로 미국에 있는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은 곧 큰 복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것이다.

미국이 다른 국가에 핵추진 기술을 공유하기로 한 것은 1958년 영국에 원자로를 제공한 이후 67년 만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하는 오커스(AUKUS) 안보 파트너십에서 엄격히 보호하는 전략 기술로, 한국이 이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동북아 해양 전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30년 숙원 사업 결실…필리조선소 핵심 거점 역할


한국 국방 당국이 1994년부터 추진해온 핵잠수함 보유 계획이 30년 만에 실현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핵무기가 아닌 추진체 기술을 요청한다""이전 정부 때 오해로 거절됐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한국의 핵연료 공급 요청이 핵무기 개발 의도로 오인돼 거부된 경험을 언급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61억 달러(1430억 원)에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330미터 길이의 건조독 2개를 보유한 이 조선소는 항공모함을 제외한 대부분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7조 원) 규모 투자를 진행해 연간 건조 능력을 현재 1~1.5척에서 2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5일 호주 디펜스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새로운 핵추진 잠수함을 비공식적으로 KSS-IV로 명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소 4척의 핵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며,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에서 1번함을 건조한 뒤 후속함은 한국 내에서 건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동 매체는 전했다.

한국의 방위산업 특유의 '산업 복제' 원칙에 따라 방위사업청(DAPA)은 설계 라이선스를 경쟁 조선소에 부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주도하는 초기 건조 이후 HD현대중공업도 핵잠수함 건조에 참여할 전망이다. HD현대는 최근 울산 조선소 인접 미포 자회사를 합병해 2027년부터 해군 특수선박 사업 확대가 가능한 인프라를 확보했다.

호주 헨더슨 기지 활용…韓··豪 핵추진 협력망 확장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파트너십)와의 협력망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디펜스는 "한국의 핵잠수함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게 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는 곧 미국과 호주의 핵추진 공격 잠수함에서 특정 중첩 기술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서호주 헨더슨 구역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동일한 요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해군은 HMAS 스털링의 새로운 시설에 핵잠수함 접근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주 정부는 헨더슨 해군기지에 250억 달러(36조 원) 규모 상업 투자를 모색 중이며, 한화오션과 HD현대 모두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호주 업체 오스탈(Austal)의 지분 확대를 추진 중이다. HD현대는 호주와 뉴질랜드 해군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최근 케르베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한국산업은행과 수십억 달러 규모 해양 투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핵추진 기술 승인을 받으면서 일본도 유사한 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첫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는 최소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커스를 통해 호주가 도입하는 SSN보다 먼저 해상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에 대한 대응이자 한미 동맹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504조 원) 투자를 약속하면서 관세 인하와 함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패키지로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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