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한화오션, 독일 제치고 61조 NATO 잠수함 따내나…카니 총리 거제 조선소 점검

2035년까지 GDP 5% 국방비 1500억 캐나다 달러 투입…12척 규모 NATO 최대 잠수함 사업
독일 TKMS와 최종 경쟁…"2032년 첫 인도" 납기 우위·리튬배터리 기술력 강점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왼쪽)과 마크 카니 총리가 목요일 한국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캐나다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왼쪽)과 마크 카니 총리가 목요일 한국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캐나다 언론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 가장 과감한 국방비 증액에 나서면서 한화오션의 61조원 규모 잠수함 수주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KSS-III 잠수함을 점검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결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4(현지시각) "화요일 발표될 연방 예산안이 2035년까지 NATO5%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 경로를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캐나다 해군이 추진 중인 수백억 달러 규모 잠수함 교체 사업 예산이 포함된다.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장관은 지난달 한화오션 조선소 방문 뒤 "5% 목표를 2035년까지 달성하는 궤도를 예산안에 제시할 것"이라며 "NATO 동맹국들과 이 목표 달성을 분명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NATO 5% 합의와 153조 원 국방 예산


캐나다는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과 함께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5%를 국방 분야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핵심 군사력에 3.5%, 항만·기지·통신망 등 국방 인프라에 1.5%를 배분하는 구조다.

카니 총리는 당시 CNN과 인터뷰에서 "5% 목표 달성 시 캐나다의 연간 국방예산은 1500억 캐나다 달러(153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 가운데 1070억 캐나다 달러(109조 원)가 직접 군사비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NATO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캐나다 국방비는 410억 캐나다 달러(42조 원), 2035년까지 3.6배 이상 늘려야 한다.

이 같은 증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NATO 동맹국들의 지속적 압박에 따른 것이다. 마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은 정상회담 개막식에서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2016년 이후 유럽 동맹국들이 1조 달러(1444조 원)를 추가 지출했다""오늘 결정으로 수조 달러가 더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글로벌문제연구소의 데이브 페리 전문가는 "캐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 같은 대규모 군비 증강에 나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오션 잠수함 사업 '급물살'

카니 총리는 지난달 30일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장관, 앵거스 톱시 해군 사령관과 함께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찾아 KSS-III 잠수함을 직접 점검했다. 한국 김민석 총리도 동행해 양국 정상의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한화오션은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12척 규모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2파전을 벌이고 있다. 캐나다 국방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사업의 총 생애주기 비용은 600억 캐나다 달러(61조 원)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체결 시 2035년까지 빅토리아급 함대를 완전 교체할 4척을 인도할 수 있다""첫 함정은 2032년 인도 가능하고, 나머지 8척은 연 1척씩 건조해 2043년까지 12척 함대를 완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독일 TKMS2034년 첫 함정, 2037년 두 번째 함정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톱시 사령관은 조선소 방문 뒤 "아름다운 잠수함"이라며 "두 함정 모두 우리 요구조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KSS-III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직발사관을 갖춘 3000t급 잠수함으로, 한국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액화천연가스, 항공우주, 철강, 핵심 광물 분야 투자와 동서 양안 잠수함 정비시설 건설도 제안했다.

방산이 경제성장 동력


카니 총리는 지난해 선거 기간 방위산업 육성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으로 강조했다. 그는 6월 유럽연합(EU)과 방산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기본 협정에 서명했고, 지난달 30일에는 한국과 국방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합동 훈련 확대, 군 인력·장비·물자 교환, 상호운용성 강화를 담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방산 산업 기반 구축에 연방정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조선전략에 따라 첫 두 조선소에 수억 달러가 투입됐고, 탄약 제조업체들은 새 생산라인 개설에 최소 8억 캐나다 달러(8193억 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페리 전문가는 "총리가 이 문제를 자주 언급한 만큼, 예산안에 역량 투자와 광범위한 방위산업 전략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의회예산처에 따르면 2017~2023년 국방부 장비 구매 미집행액은 183억 캐나다 달러(1874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자유당 정부가 군 현대화를 약속했지만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리 전문가는 "정부가 장기 재정 계획에 예산을 배정할 뿐 아니라, 예산안 특정 부분을 가리키며 실제 재정 투입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단순히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른 지출 증가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방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세계 8위 무기 수출국으로, 2027년까지 4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캐나다와 잠수함 계약 체결은 한국 방산의 NATO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