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학 졸업장은 더이상 필수가 아니다”
세계적인 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가 이같은 철학에 따라 대학 졸업장이 없는 고졸 인재를 직접 채용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메리토크라시 펠로십(Meritocracy Fellowship)’이라는 이름의 실험적 채용 과정을 지난 4월 시범 도입했다. 첫 모집에는 500명 넘는 고교 졸업자가 지원했고 22명이 선발됐다.
WSJ에 따르면 이 펠로십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가 “대학이 더 이상 좋은 인재를 길러내는 신뢰할 만한 기관이 아니다”고 지적하며 구상한 프로그램이다. 대학 진학 대신 곧바로 기업 현장에 투입되는 경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카프 CEO의 생각이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4개월간의 교육 및 실무 과정을 마쳤다. 첫 4주 동안은 ‘서구문명의 기초’, ‘미국의 역사와 문화’, ‘사회운동의 전개’, ‘링컨과 처칠의 리더십’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자서전 읽기, 즉흥 연기 발표 훈련,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 전장 답사 등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이후에는 실제 프로젝트에 배치돼 병원, 보험, 방위산업, 정부기관 등 고객사 업무를 경험했다. 팔란티어는 3~4주차부터 각 참가자의 적응력과 성과를 평가하고 이달 중 프로그램이 종료하면 정규직 전환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팔란티어는 미국 군과 정보기관과의 계약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번 펠로십을 통해 “단순한 인턴십을 넘어 시민 교양과 실무 능력을 함께 길러주는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 과정이 대학 진학 대신 실무를 택하는 진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브라운대 합격과 국방부 전액장학금을 동시에 받았지만 펠로십을 선택했다. 반면 프로그램 후 대학에 다시 지원하겠다는 참가자도 있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팔란티어의 샘 펠드먼은 “남든 떠나든 이번 과정을 거친 인원 중 투자은행이나 컨설팅으로 가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이들은 이미 ‘직접 만들고 책임지는 일’의 매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WSJ는 팔란티어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졸업장 중심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현장에서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형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팔란티어는 첫 기수의 성과를 평가한 뒤 선발 인원과 교육 과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