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6000억원 확정 후 첫 정상급 회동…"방산 협력 밀도 있게 강화"
이미지 확대보기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안보와 방위 분야에서도 깊은 관계를 가져왔다"며 "특히 전투기 공동개발 같은 깊이 있는 협력이 더 큰 결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분담금 줄인 뒤 추가 협상 진행 중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에 답하면서 "가격과 자금 조달 계획을 비롯한 사업의 경제성 관련 논의가 양국 정부와 엔지니어 사이에 진행 중"이라며 "KF-21 사업에 대한 추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가 한국 기업의 참여에 열려 있으며 앞으로 국방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KF-21 공동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개발 분담금이 당초 1조6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2016년 사업 착수 당시 인도네시아는 총 체계개발비 8조1000억 원의 20%를 2026년 6월까지 부담하기로 했지만, 재원 조달의 어려움으로 분담금 납부를 미루어 왔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분담금 조정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잔여 분담금 납부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술 이전 범위도 분담금 감소에 맞춰 조정됐으며, 처음 제공하기로 한 시제기 2대 제공 여부는 추가 협의 과제로 남아 있다.
북한 기술 협력 우려 속 방위산업 협력 재확인의 의미
이번 정상회담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북한 간 기술협력 양해각서 체결로 촉발된 우려를 가라앉히는 기회가 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평양 방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산협력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KF-21 공동개발 파트너로서 핵심 기술에 접근 가능한 만큼 북한과의 기술협력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한국의 초음속 훈련기 T-50도 운용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의 항공 분야 방위산업 기밀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다각적 전투기 도입 전략
인도네시아는 올해 튀르키예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칸(KAAN) 48대를 100억 달러(약 14조3000억 원) 규모로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튀르키예 역사상 최대 규모 방산 수출 계약으로 기록된 이 계약은 인도네시아 공군 현대화 전략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프랑스로부터 라팔 전투기 42대를 81억 달러(약 11조 5800억 원)에 구매하기로 한 상태다. 중국산 J-10C 전투기 42대 구매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러 나라 전투기를 동시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KF-21 공동개발 사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KF-21의 가격 경쟁력이 수출 시장에서 주요 강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KF-21의 예상 가격은 대당 6500만 달러(약 930억 원)로, 라팔의 1억 9285만 달러(약 2760억 원)보다 66% 저렴하다.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같은 첨단 항공전자장비를 갖춰 기술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인니 경제협력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1973년 수교 당시 1억8500만 달러에서 2024년 26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투자는 지난 10년간 해마다 평균 19.6% 이상 늘어났다.
올해 초 발효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시티 같은 첨단산업에서 협력을 확대 중이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니켈 매장량을 활용한 배터리 공급망 협력이 주목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