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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기업, ‘AI 혁신’ 앞세워 인력 감축…아마존·월마트 구조조정 본격화

미국 고용시장 대변혁…AI 명분 내세운 인력 재조정, 젊은 근로자 타격 커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최근 인공지능(AI)을 내세워 대규모 인력 감축과 조직 재편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지=MAI-Image-1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최근 인공지능(AI)을 내세워 대규모 인력 감축과 조직 재편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지=MAI-Image-1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최근 인공지능(AI)을 내세워 대규모 인력 감축과 조직 재편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미국 현지시각)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두 대기업의 행보가 미국 기업들 전체에 강한 신호를 준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월마트, 대규모 감원 발표…기업 매출은 오히려 증가


아마존은 지난달 말 기업 부문 35만 명 가운데 14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늘어 1800억 달러(2575200억 원)를 기록했고, 발표 직후 주가는 급등했다.

월마트는 2021년 정규직 2만 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밝혔으나 이제 방향을 바꿨다. 월마트의 더글러스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회사 행사에서 AI"말 그대로 모든 직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210만 명의 인력을 향후 3년간 동결하면서 AI를 통해 직무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줄어드는 일자리, 늘어나는 AI…전문가 효율 명분, 실상은 비용 절감

기업 지도자들은 인력 동결이나 감축을 기업이 살아있다는 신호로 내세우며 AI가 주는 새로운 효율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AI가 미국 생산성을 얼마나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퍼다인 그라지아디오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스미스 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은 리더를 찾고, 리더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호로 삼는다""더 많은 기업이 AI 영역으로 나아가면서 다른 기업들도 그렇게 할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와 아마존을 분석하는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조 펠드먼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기업이 AI를 어떻게 쓰거나 미래에 쓸 계획인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경영진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장에 좋은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산하 유튜브는 지난달 미국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제이피모건과 골드만삭스는 AI 기술 도입을 이유로 채용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고, 네슬레는 앞으로 2년간 자동화를 늘리기 위해 16000명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기업 생산성, AI로 획기적으로 늘었나…증거 부족목소리 높아


조사·자문 기업 가트너의 캐롤라인 월시 상무이사는 "전 세계 경영진들은 AI 도구가 기업들로 하여금 가능한 한 낮은 비용으로 막대한 성장을 이루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트너는 2025년 상반기 미국 감원의 대다수가 AI와 무관하며 팬데믹 시대 과도 채용에 대한 조정이나 기타 내부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이 기술 도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월시는 말했다. 스미스 교수는 일부 CEO들이 AI만으로 최근 감원이나 채용 동결을 추진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 상황이 비용 절감 압박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본다"몇몇 회사들이 AI 기술에 예산과 시간을 많이 들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직원 수를 줄이는 이유가 꼭 AI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AI로 효율을 높이고자 하지만, 동시에 경기 침체, 소비 감소 등 여러 경제적 이유도 감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과 소비 지출 강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채용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부유한 미국인들은 소비를 늘리는 반면 저소득 가정은 지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29일 금리를 내렸으면서 고용에 대한 위험이 "최근 몇 달간 커졌다"고 밝혔다.

초급 일자리 감소, 젊은 직장인이 큰 타격


스탠퍼드대 디지털 경제 연구소는 지난해 8월 특정 직업이 이미 AI로 인해 바뀌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소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고객 서비스 담당자 같은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종의 초급 일자리가 줄고 있다며, AI로 인해 처음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나중에 더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신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의 에릭 브린욜프슨 소장은 "우리는 생애 가장 큰 기술 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아직 초기"라며 지금은 일부만 일자리를 잃지만, 나중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2022년 말 이후 AI에 많이 노출된 직종의 22~25세 초기 경력 직장인들은 회사 차원의 충격을 고려한 후에도 고용이 13% 줄었다. 반면 같은 직종의 경험 많은 직장인들과 덜 노출된 분야 직장인들의 고용은 안정적이거나 계속 늘었다.

경영진 "AI 투자가 희망적 얘기"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지난해 6AI 사용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으로 "회사 전체 인력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아마존은 자동화가 늘어나는 시설 전역에 100만 번째 로봇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 전화 회의에서 재시는 14000명 감원이 "재정적으로 주도되거나 AI 주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아마존의 빠른 성장이 너무 많은 관리층을 만들었다며 기업 문화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재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술 변화와 함께 날씬하고 평탄하며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막심그룹의 톰 포르테 분석가는 재시가 수익 성장에 집중하는 것 외에 수익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며, 아마존이 AI의 잠재력에 대한 투자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인력 같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 대변인 지미 카터는 "향후 3년간 역할이 진화하면서 인력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그래서 직원들에게 AI 교육과 현재와 미래에 수요가 많은 직업으로의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린욜프슨은 경영진이 AI를 받아들이고 절감액을 알려야 한다는 밖의 압력을 느낄 수 있지만,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눈앞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I의 가장 큰 쓰임새는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만들고 하는 데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찾아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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