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C·GAC 전기택시 3500대 투입…"조용하고 본토 관광객도 선호"
일반 차량 시장점유율 40% 돌파…"홍콩 성공이 해외진출 첫 단계"
일반 차량 시장점유율 40% 돌파…"홍콩 성공이 해외진출 첫 단계"
이미지 확대보기홍콩은 한때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중국 본토 관문이었지만,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디딤돌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토요타 차량은 연비와 신뢰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홍콩의 약 1만8000대의 택시 중 90% 이상이 토요타다.
그러나 요즘 중국 브랜드는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고 있다.
국영 SAIC 모터의 맥서스 전기차를 운전하는 택시 운전사는 "조용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며 "전기차를 타는 데 익숙한 본토 관광객들도 즐긴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새로운 플레이어가 업계에 진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8월까지 5개 사업자가 중국 전기차를 활용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따라 앱 기반 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부여받았다.
예를 들어 SynCab은 SAIC 자동차를 도입했으며 Big Boss Taxi는 광저우 자동차 그룹 차량을 사용한다. 5개 제공업체는 총 3500개의 유닛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업자의 차량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중국 전기차로 구성될지는 불분명하지만 토요타가 지배하는 산업이 전환점에 도달한 것은 분명하다.
중국 차량은 홍콩에서도 일반 운전자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전용 쇼룸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는 7월에 약 1500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약 40%의 시장 점유율로 일본 경쟁업체가 차지한 30% 미만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홍콩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변화했다. 2020년 7월에는 일본 브랜드가 매출의 거의 70%를 차지한 반면 중국 기업은 1% 미만을 차지했다.
많은 본토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국제 도시인 홍콩에서의 성공을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간주한다.
스타트업 리 오토는 올해 초 홍콩에 해외 본사를 열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고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홍콩은 또한 국제적 확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장소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영 체리 자동차는 9월 홍콩 거래소에 상장됐다.
지난 10월 홍콩은 본토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GoGlobal 태스크포스라고 불리는 이 그룹은 "공공 기관, 전문 기관, 상공회의소 및 비즈니스 조직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폴 챈 재무장관은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협업 접근 방식을 통해 우리는 전문 지식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홍콩 진출은 여러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첫째, 홍콩은 국제 금융 중심지이자 자유무역항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한다. 둘째, 영국식 법체계와 국제 기준을 따르는 홍콩에서의 성공은 다른 해외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홍콩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에게 일종의 '시험 무대'"라며 "여기서 성공하면 동남아시아, 유럽 등 다른 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타의 홍콩 택시 시장 독점은 수십 년간 지속됐다. 크라운 컴포트 모델은 내구성과 연비, 유지보수 편의성으로 택시 운전사들의 절대적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정부 지원이 시장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홍콩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택시 보급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5년 내 홍콩 택시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 승용차 시장에서 이미 40%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구성과 장기 신뢰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택시는 하루 200~300km를 주행하는 가혹한 조건에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글로벌 진출 야심은 명확하다. BYD는 이미 유럽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홍콩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홍콩 택시 시장의 변화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부상을 상징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신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