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역협정서 자금 조달…2050년까지 원전 용량 400GW로 4배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가 브룩필드 자산관리와 카메코를 파트너로 삼아 800억 달러 이상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자금을 대고 승인을 주선한다고 보도했다.
AI 전력 수요 급증에 원전 건설 가속화
이번 거래는 지난 28일 미국과 일본이 맺은 통상 합의의 하나다. 백악관 팩트시트를 보면 일본은 미국에 모두 5500억 달러(약 787조49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최대 3320억 달러(약 475조1900억 원)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건설을 포함한 미국 에너지 기반시설에 쓰인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4배인 400기가와트(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JP모건의 마크 스트라우스 애널리스트는 800억 달러 투자로 대형 원자로를 최대 8기 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웨스팅하우스가 내놓는 AP1000 원자로는 1.15기가와트(GW) 용량의 가압경수형 원자로로, 지금 미국에 2기, 중국에 4기가 돌아가고 있고 전 세계에서 10기 넘게 짓고 있다.
이번 AP1000 원자로 2기 건설 프로젝트마다 43개 주에서 제조업과 엔지니어링 분야 일자리 4만5000개를 만들거나 유지하고, 건설 일자리 10만 개 이상을 새로 낸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쓸 전력이 크게 늘어나는 데 대응하려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내놓은 원자로 허가 절차 빠르게 하기와 우라늄 생산 확대 행정명령을 구체화한 조치다. 카메코의 팀 기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미국이 새로 원전을 짓겠다고 약속한 것이 원자력발전의 오래 이어질 성장에 더 큰 믿음을 준다"고 말했다.
정부, 웨스팅하우스 이익의 20% 받을 권리 확보
거래 조건을 보면 800억 달러 투자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가 175억 달러(약 25조 원)를 넘어 배당하는 돈의 20%를 받을 권리를 갖는다. 또 오는 2029년 1월까지 웨스팅하우스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42조94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면, 정부는 기업공개(IPO)를 요구하고 20%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워런트를 받는다.
브룩필드 자산관리의 코너 테스키 사장은 "미국 정부와 손잡는 것이 웨스팅하우스와 원자력 에너지가 미국의 인공지능 성장을 빠르게 하면서 에너지 안보 필요를 채우는 데 이바지할 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브룩필드는 2018년 웨스팅하우스를 처음 사들여 실적을 돌려놓은 뒤, 2023년 11월 카메코와 함께 모두 82억 달러(약 11조7300억 원)에 다시 인수했다. 브룩필드가 51%, 카메코가 49% 지분을 쥐고 있다. IPO가 이뤄지면 두 회사는 큰 차익을 챙긴다.
주가 급등과 시장 반응
지난 28일 카메코 주가는 토론토 증권거래소에서 25.36캐나다달러 오른 146.62캐나다달러(약 1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른 폭은 20%에 이른다. 브룩필드 자산관리 A주는 1.50캐나다달러 오른 77.91캐나다달러로 2.9% 올랐다. 청정에너지 투자에 집중하는 브룩필드 재생에너지 파트너스는 7.6% 뛰었다.
JP모건의 스트라우스 애널리스트는 브룩필드 재생에너지 파트너스에 투자비중을 늘리라는 의견을 냈고, 이번 거래가 오랜 기간 돈을 벌어들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어지는 원자로마다 수십 년 동안 연료와 손질 서비스가 필요하고, 이것이 웨스팅하우스와 주인들에게 마진이 높고 되풀이되는 돈벌이를 보장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의 하워드 루트닉 장관은 성명에서 "정부는 첨단 원자력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고 배치해 쓰는 것을 보장하는 데 집중한다"며 "이 역사에 남을 파트너십은 나라 안보 목표를 뒷받침하고 핵심 기반시설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카메코 대변인은 배런스에 "많은 세부 사항을 확정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이 지금 구속력 있는 조건 합의서를 대신할 마지막 계약 협상을 벌인다고 전했다. 의회 예산 승인 여부와 원자로를 지을 땅 정하기, 공공 전력회사들이 맡을 일 따위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
미국은 지금 94기의 원자로를 돌리고 있지만, 금세기 들어 새 원자로는 3기만 지었다. 조지아주에 지은 최근 2기는 예산을 거의 200억 달러(약 28조6300억 원) 넘겼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비슷한 프로젝트는 2017년 웨스팅하우스가 파산한 뒤 멈췄다. 이번 거래는 그동안 미국의 원전 건설을 가로막았던 돈 문제 장벽을 허물 기회가 될지 눈길을 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