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조선소 "최대 용량 가동"…LNG선 20척 이상 동시 건조 중
美, 러시아산 대신 자국 LNG 구매 압박…韓 저온 화물탱크 기술 강점
美, 러시아산 대신 자국 LNG 구매 압박…韓 저온 화물탱크 기술 강점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9월 말 한국 남동부 거제에 있는 한화오션의 조선소에는 20척 이상의 대형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약 5제곱킬로미터의 조선소는 다양한 조립 단계의 부품과 강판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작업자들은 분주하게 부품을 운반하고 조립했다.
한화오션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최대 용량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외국인 직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 운송 회사로부터 새로운 선박에 대한 주문을 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은 LNG와 같은 액체를 저온에서 운송하는 데 필요한 화물 탱크 제조 기술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 중에는 연말 미쓰이상선에 준공될 예정인 LNG 운반선이 있다. 배 내부의 탱크는 체육관 정도의 크기이며 전체가 은색 금속으로 덮여 있다. 탱크 벽의 산화는 LNG 품질을 쉽게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큰 걸레로 내부를 끊임없이 조심스럽게 연마했다.
한화오션이 올해 완공 예정인 선박은 길이 294.9m, 폭 46.4m, 화물 용량 17만4000입방미터다. 또 다른 선박은 2025 회계연도 내에 완공될 예정이다.
미쓰이상선은 2030년대까지 현재 수준보다 10% 이상 증가한 150척으로 선단을 확장할 계획이며, 한화오션이 이 확장 계획의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LNG는 원유나 석탄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차세대 연료가 보급될 때까지 가교 연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 메이저 쉘은 LNG 수요가 2024년 수준에서 60% 증가해 2040년까지 7억18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수요 급증을 염두에 두고 해운 회사들은 LNG 운반선을 주문하고 있다. 일본의 3대 해운사인 미쓰이상선, 일본우선, 가와사키기선은 전 세계 LNG 운반선의 40%를 소유하고 있다. 3개 중 가장 큰 미쓰이상선은 6월 현재 수주 선박을 포함해 132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쓰이상선 하시모토 타케시 사장은 LNG에 대한 "운송 수요는 확실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전문 분야이며 우리는 이를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LNG 운반선 시장에 공급 과잉 현상이 있다. 2024년에만 약 60척의 LNG 운반선이 완공됐다. 노르웨이의 주요 선박 중개업체 펀리스는 2025년부터 3년 동안 총 225척의 새로운 선박이 완공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명백한 과잉에도 불구하고 해운 회사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변화를 고려해 선단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이로 인한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정책으로 지난 10월 외국 선박으로부터 항만비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선박을 소유하는 것이 기업에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중국에서 제조되는 선박의 수를 줄이고 한국과 같은 대안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한화오션을 포함한 한국 조선사들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조선소에서 한국 조선소로 주문이 이동하면서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취임 직후 환경 문제를 이유로 국내 LNG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는 조 바이든 전임자의 정책을 번복했다. 트럼프는 현재 에너지 수출 확대를 위해 알래스카와 멕시코만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을 포함한 우호국들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조달을 중단하고 대신 미국산 LNG를 구매하도록 압박해 왔다.
유럽연합은 2027년 말까지 LNG를 포함한 모든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할 계획을 발표했다. 회원국들은 공급원을 다양화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전략을 고안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변화의 결과로 일본과 유럽은 향후 북미로부터의 조달을 늘릴 수 있다. 중국, 인도 등 국가가 동남아시아 제품에서 북미 LNG로 전환하면 운송 거리가 확대되어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한화오션 같은 조선사들에게 지속적인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쓰이상선의 LNG 및 에탄 사업 담당 이노모토 마코토 임원은 "LNG 수요 자체는 2030년대 중반경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그러나 화물량에 운송 거리를 곱한 톤마일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리스 재팬의 나카가와 시노부는 "공급 과잉은 2027년까지 계속되지만, 새로운 LNG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노후 선박이 퇴역하면 공급이 다시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외에도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며 조선 업황 호전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거제 조선소는 최대 용량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회사는 외국인 인력을 포함해 인력을 늘리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글로벌 LNG 수요 증가가 한화오션을 비롯한 한국 조선사들에게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호황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조선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 견제와 LNG 수요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며 "특히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건조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며 글로벌 해운사들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