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산 전쟁...앤트로픽·구글, 수백억 달러 클라우드 파트너십 계약 체결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구글과 대규모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앤트로픽은 구글이 자체 설계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 최대 100만 개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3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해당 거래 규모는 수백억 달러(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구글이 지금까지 체결한 TPU 관련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협력을 통해 앤트로픽은 2026년까지 수 기가와트(GW)급의 AI 연산 능력을 새롭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1GW급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약 500억 달러 수준으로, 이 중 350억 달러가량이 반도체 칩 구매에 투입된다.
CNBC는 경쟁사들이 오픈AI의 ‘33GW급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같이 초대형 AI 인프라 계획을 내세우는 가운데, 앤트로픽이 “화려한 구호보다 실행 중심의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진들이 2021년 설립한 기업이다. 회사는 속도보다 안정성과 효율성 및 기업용 AI 시장 집중을 핵심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은 “TPU가 앤트로픽에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과 효율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의 크리슈나 라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도자료에서 “구글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번 확장은 AI 최전선을 개척하기 위한 연산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역시 이번 협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 토머스 쿠리안 최고경영자(CEO)는 “앤트로픽이 TPU 사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결정은 지난 수년간 입증된 TPU의 가격 경쟁력과 효율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신 7세대 ‘아이언우드’ 가속기가 포함된 구글의 성숙한 AI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강조했다.

앤트로픽의 연산 수요 급증은 폭발적인 사업 성장세를 반영한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앤트로픽의 연간 매출 실행률은 70억 달러(약 10조 원)에 육박한다. 또한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전 세계 30만 개 이상의 기업이 사용 중이다. 이는 불과 2년 만에 300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특히 연 매출 10만 달러 이상을 창출하는 대형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앤트로픽의 ‘클로드’ 언어 모델 시리즈는 구글의 TPU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트레이니움(Trainium) 칩 및 엔비디아의 GPU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동되고 있다. 또한 각각 훈련과 추론 및 연구 등 특화된 작업에 맞게 배치돼 있다.
앤트로픽의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로드 코드’는 출시 후 단 두 달 만에 연간 환산 매출 5억 달러를 돌파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