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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제재 무시하고 러시아산 LNG 수입 지속…11번째 반입

美 추가 제재 유예 틈타 베이하이 터미널로 계속 반입…英은 제재
아이리스호 러시아산 실어 중국행…최소 3척 더 향해 중
중국 국기 앞에서 LNG 유조선 모형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국기 앞에서 LNG 유조선 모형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백악관이 무역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은 후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아크틱 LNG 2 시설에서 선적을 실은 아이리스호가 중국 남부 베이하이 수입 터미널로 향하고 있다. 이는 8월 말 이후 중국이 제재 대상 러시아산 LNG를 받는 11번째 선적이 될 것이다.

이번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의지 부족을 이유로 국영 석유 대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후 나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아직 LNG에 대한 제재를 우회하는 기업들을 제재하지 않았다. LNG는 2030년까지 초저온 연료 수출을 3배로 늘리려는 모스크바의 수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산 LNG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없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데, 영국이 지난주 베이하이에 제재를 가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한편 유럽연합 국가들은 12개 중국 및 홍콩 기업을 포함한 45개 단체를 겨냥한 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
중국은 베이하이를 아크틱 LNG 2 선적의 유일한 진입점으로 지정했다. 아크틱 LNG 2는 2023년 미국이 이미 제재한 러시아 프로젝트다. 아크틱 LNG 2는 8월 말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료를 아시아 국가에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과 동시에 이뤄졌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리스호는 10월 초 러시아 동부의 부유식 저장 시설에서 LNG 선적을 실었다. 저장 중인 연료는 아크틱 LNG 2 프로젝트에서 공급받은 것이다. 저장 시설과 아이리스호는 모두 이전에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선박 데이터에 따르면 최소 3척 이상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산 LNG를 실은 선박들이 베이하이 터미널로 향하고 있다. 10월 18일 촬영된 위성 이미지는 홍콩 기반 회사에 등록된 LNG 유조선이 말레이시아 근처에서 제재 대상 러시아 유조선으로부터 연료를 받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 지속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려 하지만, 중국이 주요 구매자 역할을 하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약화되고 있다.
한 에너지 산업 전문가는 "중국이 러시아산 LNG를 계속 수입하면서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수익원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천연가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산 에너지는 중요한 대안이 되고 있다.

영국이 베이하이에 제재를 가한 것은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을 차단하려는 서방의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이 제재를 무시하고 수입을 계속하면서 서방 제재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제재 패키지에 12개 중국 및 홍콩 기업이 포함된 것은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제재 우회에 연루됐음을 시사한다. 이들 기업은 러시아산 LNG 운송과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같은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을 제재했지만, LNG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는 유보했다. 이는 글로벌 LNG 시장에 미칠 영향과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에 직접적인 2차 제재를 가할 경우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덕분에 LNG 수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LNG 수출을 3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중국의 수입 증가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국제 에너지 전문가는 "중러 에너지 협력이 강화되면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막기 위한 더 강력한 조치를 고려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가격 경쟁력과 지리적 인접성으로 유리한 공급자 위치에 있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미국이 향후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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