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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대장주 40% 급락 충격..중국 수출 통제 vs 미국 100% 관세 전쟁 가열

85억 달러 협정 발표에도 이익 확정 매물 쏟아져...생산능력 50% 부족 현실
서반구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 머티리얼즈의 희토류 채굴 공장 모습. 사진=MP 머티리얼즈이미지 확대보기
서반구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 머티리얼즈의 희토류 채굴 공장 모습. 사진=MP 머티리얼즈
미국과 호주가 85억 달러(약 12조1700억 원) 규모의 희토류 광물 협정을 체결했지만 서반구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 머티리얼즈 주가가 일주일 새 4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20일 협정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중국의 수출통제 강화와 미국의 보복관세 위협 그리고 기술적 조정을 둘러싼 복합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배런스는 22일(현지 시각) MP 머티리얼즈를 비롯한 희토류 관련 주식들이 전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사이 평균 13%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MP 머티리얼즈 주가는 10월 21일 하루 종일 76달러(약 10만8800원)에서 80달러(약 11만4000원)대를 오갈 때 8.32% 하락으로 마감했고, 다음 날 22일에는 72달러(약 10만3000원) 선까지 급락했다.​

기술적 조정 압박 속 올해 수백% 수익 실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보장을 위한 양자 협정에 서명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 협정이 85억 달러 규모의 "즉시 착수 가능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향후 6개월간 각각 최소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를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들 프로젝트의 회수 가능한 자원 가치를 530억 달러(약 75조9300억 원)로 추산했다.​

호재성 뉴스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주식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MP 머티리얼즈는 국방부와의 공급계약 체결로 연초 대비 431% 급등했으며, USA 레어어스와 라마코 리소시스도 각각 175%, 365% 상승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3개 종목 평균 낙폭은 13%에 이르렀다.​

배런스의 기술적 분석가 더글러스 부시는 이들 3개 종목이 15~2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그럴 경우에도 올해 들어 평균 230% 상승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연초 이후 급등했던 주가가 기술적으로 과열 상태에 있으며 이익 확정 매물이 대량으로 나오는 조정 국면이라는 의미다.​

중국 수출통제 강화와 미·중 관세전쟁 심화


주가 하락의 직접적 배경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오는 11월 8일부터 홀뮴·에르븀·툴륨·유로퓸·이테르븀 등 5개 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미 4월부터 적용된 7개 원소에 이은 추가 조치로, 총 12개 원소에 대한 규제가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조치가 역외 적용 조항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중국산 희토류를 0.1% 이상 함유하거나 중국 기술로 제조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할 경우에도 중국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기존 관세에 더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UBS 애널리스트 딤 아리야싱에에 따르면 희토류는 "산업의 향신료나 비타민"이라 불릴 정도로 절대 사용량은 적지만 현대 사회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2024년 전 세계 희토류 수요는 약 39만 톤에 이르렀으며, 2014년 대비 250% 증가했다. 반면 같은 해 철강 사용량은 약 19억 톤으로 희토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지만 희토류는 전기차, 군사 장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이다.​

생산능력 50% 부족...가격구조 미정의성과 밸류에이션 혼란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가치평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희토류를 거의 생산하지 않았다. MP 머티리얼즈는 2020년대 말까지 연간 약 1만 톤의 희토류 자석을 생산할 계획이며, 국방부가 전례 없는 가격구조를 제시했다.​

배런스 분석에 따르면 MP 머티리얼즈 주가는 2030년 추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의 약 23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항공우주 소재 선두 업체인 하우멧의 2029년 추정 EBITDA 23배 수준과 비슷하다. 그러나 수년 후 추정치와 밸류에이션 배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국방부는 MP 머티리얼즈와 10년간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제품에 대해 ㎏당 110달러(약 15만7000원)의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현재 중국 시장 가격의 거의 2배 수준으로, MP 머티리얼즈가 2분기 받은 평균 가격인 ㎏당 52달러(약 7만4500원)보다 훨씬 높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의 희토류 자석 수요가 2030년까지 연간 2만~2만5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MP 머티리얼즈의 계획 생산능력 1만 톤만으로는 2030년 미국 수요의 약 50%만 충족할 수 있어 추가 공급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라이나스 레어어스 같은 대형 희토류 가공업체가 미국-호주 협정의 핵심이 된 배경도 수급 부족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대응해 "희토류 공급망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연말까지 종합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희토류 수요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베트남·호주·인도와의 협력 강화 및 재활용 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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