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광구 15-1은 제외…재무구조 개선·리스크 분산 목적
머피오일·PVEP과 공동개발 중…탐사 단계 자산 매각 난항 전망
머피오일·PVEP과 공동개발 중…탐사 단계 자산 매각 난항 전망

18일(현지시각) 베트남 언론 카페프는 이 문제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SK이노베이션 산하 석유 및 가스 탐사 회사인 SK어스온이 재무 상태를 강화하기 위해 2000억 원(약 1억4000만 달러) 상당으로 추산되는 베트남 3개 석유 블록의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어스온은 1998년부터 미국 머피 오일(Murphy Oil Corp)과 베트남 석유·가스 탐사생산공사(PVEP)와 함께 베트남에서 4개의 석유 및 가스 블록 포트폴리오를 개발해왔다.
SK어스온은 현재 주력 블록인 블록 15-1을 포함해 이 4개의 석유 및 가스 탐사 및 개발 블록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머피 오일은 해당 부지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으며 PVEP는 나머지 35%를 보유하고 있다.
주력 블록인 15-1은 SC증권이 관리하는 매매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2023년 말까지 15-1 유전은 4억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하여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누적 생산량이 많은 유전이 됐다.
15-2/17 블록은 탐사 단계에 있으며, 한국 연간 석유 소비량의 약 18%에 해당하는 1억7000만 배럴 이상의 회수 가능한 석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 및 가스 업계 관계자들은 SK어스온이 유전 자산을 활용하여 일반적으로 수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고 가동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는 자원 개발의 위험을 헤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원 개발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개발 기간이 길며, 지질학적 불확실성과 유가 변동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SK어스온은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자산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SK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석유 및 가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5년간 예상 생산량에 글로벌 원유 가격 예측을 곱하면 생산 중인 석유 블록의 가치 평가를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개발 또는 탐사 단계에 있는 블록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투자 비용과 내재된 위험으로 인해 가치 평가가 훨씬 더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SK어스온의 매각에는 합작투자 파트너인 머피 오일과 PVEP의 동의도 필요하며, 이는 협상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합작 투자 계약에는 일반적으로 지분 매각 시 기존 파트너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거나 신규 파트너 승인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제3자에게 매각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협상이 필요하다.
SK어스온은 최근 몇 년간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빈그룹 지분을 전액 매각했으며, 청두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화력 발전 프로젝트 참여도 검토한 바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주요 석유·가스 생산국 중 하나로, 한국 에너지 기업들의 중요한 투자 대상 지역이다. SK어스온은 베트남에서 25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며 상당한 실적을 축적해왔다.
업계 전문가는 "SK어스온의 자산 매각은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고위험 탐사 자산을 정리하고 안정적인 생산 자산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석유·가스 업계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추세 속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석유·가스 자산을 선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SK어스온의 베트남 자산 매각이 성사될 경우,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재무 구조 개선과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매각 협상이 합작 파트너와의 관계, 베트남 정부의 승인, 잠재 매수자의 관심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