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저가 이미지’로 실패 후 1997년 ‘Life’s Good’ 재도약
현지화 전략·크리켓 스폰서십으로 인도 가전 1위 자리 굳혀
현지화 전략·크리켓 스폰서십으로 인도 가전 1위 자리 굳혀

LG전자 인도는 2025년 10월 14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을 때 발행가 1140루피보다 50% 높은 개장세를 기록해 한국 모회사의 시가총액보다 높은 11조6000억 루피(약 20조 원)로 회사 가치가 평가됐다.
2008년 이후 인도 최대 규모인 11조6070억 루피 규모의 IPO는 거의 30년 전 실패한 시작으로 시작된 턴어라운드의 정점을 찍었다.
1993년 LG는 델리에 본사를 둔 회사 베스타비전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이전 이름인 럭키 골드스타(Lucky Goldstar)로 인도에 진출했다. 당시 정부의 제한으로 인해 외국 기업이 독립 벤처를 설립하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현지 파트너가 제조 시설을 건설할 자본이 부족하여 파트너십은 흔들렸다. 소비자들은 골드스타를 품질이 낮은 한국 제품과 연관시켰고, 유통업체들은 재입고를 주저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회사는 완전히 철수했다.
처음에 럭키 케미컬 인더스트리얼 코퍼레이션과 골드스타가 합병하여 럭키 금성(골드스타)를 설립했다. 회사의 인도 시장 진출이 실패로 간주된 운영 이유 중에는 럭키 골드스타라는 이름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의 모방으로 인식되어 열등한 것으로 간주됐다. 따라서 럭키 골드스타의 제품은 프리미엄이 아닌 저가형 전자 제품으로 고안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점 주인들은 소니와 삼성을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며 LG 제품을 아래에 진열함으로써 LG 제품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1995년 회사는 이름을 원래 이름의 더 세련되고 적응력이 뛰어난 약어인 LG로 변경했다. 두 번째 진출은 1997년 인도가 외국인 투자 규범을 완화하면서 이루어졌다. LG는 100% 자회사인 LG전자 인도로 복귀하여 그레이터 노이다에 제조 시설을 건설했다.
회사는 'Life's Good' 슬로건을 출시하여 리브랜딩을 확고히 했으며, 이는 인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됐다.
LG는 5개월 만에 전국에 18개 지사를 설립했는데, 이는 경쟁업체가 보통 1년 만에 달성한 위업이다. 당시 김광로 전무이사는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보기 드물게 현지인들에게 의사결정을 맡겼고, 딜러와 소비자의 피드백을 수렴하기 위해 도시 전역을 직접 방문했다.
현지화는 회사 전략 초기에 포함됐다. 전압 변동을 처리하도록 기기가 재설계됐다. TV는 여러 인도 언어로 된 화면 메뉴와 함께 출시됐으며 에어컨은 맞춤형 설치 대신 플러그 앤 플레이 설치를 위해 제작됐다.
2000년대까지 LG는 "건강" 전략을 채택했다. 에어컨은 'Healthair', 전자레인지는 'Healthwave', 냉장고는 'Food Guard'로 판매됐다. 이 주제는 인도의 성장하는 중산층의 공감을 성공적으로 불러일으켰다.
2002년 LG가 2003년 ICC 크리켓 월드컵에서 인도 크리켓 팀의 주요 스폰서가 되어 약 4억~5억 루피를 지출하면서 결정적인 브랜드 순간이 찾아왔다. 이 파트너십은 브랜드가 외부인의 지위에서 가정의 친숙함으로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됐다.
2004년까지 LG는 컬러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경쟁하는 모든 제품 부문을 선도하며 3년 만에 5개년 목표를 달성했다.
2006년 LG는 젊은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인텔로" 가전제품 제품군을 출시하고 배우 아비셰크 바찬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영입했다.
2012년 삼성의 빠른 혁신 주기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LG의 시장 점유율은 37%에서 약 33%로 떨어졌다. 운영을 재조정하기 위해 LG는 저가형 모델이나 가격 할인이 아니라 프리미엄 믹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내부 지표인 브랜드 자산을 도입했다.
회사는 14% 증가한 2조4367억 루피의 매출과 46% 증가한 2203억 루피의 이익으로 2025 회계연도를 마감했다. 그레이터 노이다와 푸네에 있는 두 개의 제조 시설은 현재 국내 및 수출 시장 모두에 공급하고 있으며 부품의 58%를 현지 소싱하고 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 인도의 IPO는 기관 투자자들이 할당량의 166배에 달하는 입찰을 통해 54배의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수익의 45%를 기업 사업에서 창출하고 구독 기반 모델을 동남아시아로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의 인도 성공은 현지화, 브랜드 리포지셔닝, 문화적 이해가 결합된 결과"라며 "초기 실패를 교훈 삼아 완전히 다른 접근법으로 재진출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