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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셧다운 장기화에 ‘데이터 블랙아웃’…세계 경제정책도 혼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셧다운 사태로 정부 차원의 공식 경제통계 집계가 중단되면서 전 세계 주요국의 통화·재정정책이 ‘데이터 블라인드’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데이터 마비가 일본과 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국 셧다운 여파, “연준은 데이터 의존하지만 데이터 자체가 사라졌다”


일본은행(BOJ)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번 셧다운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일 “미국의 셧다운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재무관료는 “연준이 ‘데이터 기반 정책’을 강조하지만 정작 의존할 데이터가 없는 상황은 코미디 같다”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캐서린 맨 통화정책위원은 “지금 당장은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통계의 신뢰도가 흔들리면 통화의 국제적 지위는 ‘흰개미가 나무를 갉아먹듯’ 서서히 약화된다”고 경고했다.

◇ IMF “정치 개입이 통계 흔들면 신뢰 붕괴”…트럼프, 노동통계청장 해임 논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이번 셧다운 사태를 ‘미국 거버넌스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했다.
IMF는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정치적 압력이 통계기관에 가해질 경우 데이터 품질이 훼손돼 정책 오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고용지표에 불만을 제기하며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청(BLS) 청장을 전격 해임했고, 연준의 독립성에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즌 소장은 “셧다운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통계와 정책이 정치화되는 구조”라면서 “이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 경제의 눈먼 항해”…정책 판단·시장 전망 혼란 불가피


미국의 공식 통계 발표가 멈추면서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기관들은 민간 데이터와 비공식 지표에 의존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로버트 칸 글로벌매크로 국장은 “아직 활용 가능한 정보가 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책 오류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IMF는 이번 주 회의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미국 데이터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이 불확실성 속에 가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미국 경제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 각국의 금리정책 결정에도 혼란이 커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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