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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빅테크 업계, AI 전력난 돌파 위해 ‘원전’에 베팅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에 위치한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발전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에 위치한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발전소. 사진=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전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원자력 발전을 선택하고 있다고 BBC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업화까지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며, 여론과 폐기물 처리 문제 등 현실적 한계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원전이 대안 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MS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의 가동 중인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 원전은 지난 1979년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1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영화 절차를 거쳐 일부 설비만 운영되고 있다.

MS는 이 계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24시간 가동 가능한 탄소중립 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아마존도 소형모듈원전(SMR) 기술에 투자하며 독자적인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은 AI용 반도체 서버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감당할 방안으로 ‘항상 작동 가능한 무탄소 전력원’인 원자력을 꼽고 있다.

◇ SMR “종이 위의 기술”…상업성까지 갈 길 멀어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작고 온도가 낮아 안전성이 높고 건설비용과 부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앨리슨 맥팔레인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대부분의 SMR은 설계 단계에 불과하다”며 “작은 원자로는 효율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고 대규모 상업 운전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도 SMR이 오히려 단위 발전량당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이는 작은 원자로 코어에서 더 많은 입자가 주변 재료에 흩어져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에너지난 단기 해법은 아냐”…비용·여론·시간의 장벽


구글의 파트너사 카이로스파워는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단지에 실증시설을 세우고 2030년까지 50메가와트급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전력난이 이미 현실화된 상황에서 SMR은 단기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영국 에식스대의 하이더 라자 교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앞으로 5년 안에 두 배로 늘겠지만 원전은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자는 “결국 단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상승이 불가피하며, 누군가는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BBC는 “미국인의 과반은 원전 확대에 찬성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반대와 폐기물 처리 문제, 건설비 증가 등은 여전히 현실적인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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