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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잉 부품 대중 수출 제한 검토”…中 희토류 통제에 맞대응

보잉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로고.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보잉 항공기 부품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많은 보잉 항공기를 가지고 있고, 부품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겐 비행기를 비롯해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중국에 대한 추가 수출 규제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희토류 통제 조치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보잉-중국 거래 중단 가능성


트럼프는 취임 이후 보잉을 미·중 무역전략의 핵심 카드로 활용해왔다.

지난 4월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방침에 반발해 자국 항공사들의 보잉기 인도를 일시 중단시킨 바 있다. 반면 트럼프의 해외 순방을 계기로 보잉은 외국 항공사들로부터 대규모 신규 주문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현재 중국과 최대 500대 규모의 여객기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며 성사될 경우 트럼프 재임 이후 첫 대형 계약이 된다. 그러나 이번 제재 가능성으로 협상은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산업 분석가 스콧 해밀턴은 “설령 계약이 무산돼도 보잉의 전체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보잉 입장에서는 피부를 스치는 정도의 마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 보잉 中 점유율 25%→5%로 급감


보잉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한때 주문의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5% 미만으로 떨어졌다. 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현재 보잉 항공기 222대를 주문해놨으며 운항 중인 보잉 기체는 1855대에 달한다. 대부분은 단일통로기인 B737 시리즈다.

만약 부품 수출이 제한될 경우 GE와 프랑스 사프랑이 합작한 CFM 인터내셔널 역시 영향을 받게 된다. 이 회사는 보잉 737맥스용 엔진을 공급하고 있으며 GE는 보잉 777과 787 등 대형기 엔진도 제작하고 있다.

◇ 에어버스·중국 자국산 C919도 주목


보잉의 유럽 경쟁사 에어버스는 현재 중국에서 185대의 주문을 확보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톈진 공장에서 매달 약 4대의 A320기를 생산 중이다.

한편, 중국은 자국 항공기 산업 육성을 위해 C919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 여객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부품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가 이어지면서 생산 속도는 지연되고 있다.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올해 32대 인도를 기대했으나 9월까지 실제 인도된 C919는 5대에 그쳤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희토류·반도체·소프트웨어에 이어 항공기 산업까지 전략적 압박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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