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에이블 체제 전 ‘유종의 미’…버크셔, 옥시켐 인수로 현금 3400억달러 중 일부 투입
OXY 지분 27%·우선주 배당 지속…“논리적이고 이익되는 거래” 월가 엇갈린 평가
OXY 지분 27%·우선주 배당 지속…“논리적이고 이익되는 거래” 월가 엇갈린 평가

이번 거래는 2022년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버크셔의 가장 큰 인수다. 다만 버핏이 찾던 거대한 '코끼리'는 아니다. 6월 말 기준 약 3,400억 달러에 달하는 버크셔의 현금 보유고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규모는 아니다.
이번 거래는 이미 긴밀한 양사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버크셔는 옥시덴탈의 최대 주주로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 옥시덴탈은 2019년 아나다코 페트롤리엄 인수를 위해 버크셀로부터 사실상 대출을 받은 이후 80억 달러 이상의 우선주에 대해 연 8%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버크셔는 또한 주당 60달러 미만 가격에 약 8,400만 주의 옥시덴탈 보통주를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45달러 수준이다. 다만 버핏은 2년 전 주주들에게 버크셔가 옥시덴탈을 완전히 인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옥시덴탈의 비키 홀럽 CEO는 발표 당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수 대금 중 65억 달러를 부채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목표치인 150억 달러 미만 부채를 달성하는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라며 "이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는 이 거래에 대해 홀럽만큼 긍정적이지 않다. 옥시덴탈 주가는 발표 당일 8.1% 급락했으며, 한 주를 5.5% 하락으로 마감했다. 배런스는 "워런 버핏에게 1점을 주고 비키 홀럽을 희생시켰다"고 직설적으로 평가했다.
배런스는 매입 가격이 "올해 해당 부문의 수익이 침체되기 때문에 저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옥시덴탈이 에너지 경쟁업체와 차별화했던 화학 사업을 잃게 되며, 일부가 예상했던 우선주를 활용한 거래 대신 현금 지불로 17억 달러의 세금 부담을 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옥시덴탈이 2029년 우선주 상환 예정일까지 매년 버크셔에 6억 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계속 지급한다는 의미다.
반면 포천은 부채 부담 감소가 옥시덴탈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울프 리서치의 더그 레게이트 애널리스트는 "버크셔가 약 30%를 소유한 회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버크셔의 승리"라며 "완전히 이기적이고 논리적이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흥미롭게도 거래 발표에서 버핏의 후계자인 그레그 아벨 비보험 운영 부회장은 버핏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벨은 "수익금을 대차대조표 강화에 사용하려는 옥시덴탈 팀의 장기 재무 안정성에 대한 헌신을 칭찬한다"고만 밝혔다.
한편 버크셔 이사회는 화요일 아벨의 CEO 승계를 준비하기 위해 회사 내규를 변경했다. 금요일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아벨은 1월 1일 CEO로 공식 취임한다.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버핏의 청동 흉상이 이번 주 이베이에서 26,201달러에 판매됐다. 판매 수익금은 인도 시골 빈곤 학생들에게 고등교육 입학 시험 코칭을 제공하는 닥샤나 재단에 기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