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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BAE 시스템즈, 나토형 전파교란 방지 미사일 공동 개발

딥스트라이크에 I-GAS GPS 통합…전자전 환경서 정밀도·신뢰성 확보
유럽형 정밀타격체계 진출 가속…나토 상호운용성 충족으로 수출 교두보 마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딥스트라이크(Deep Strike Capability)' 유도미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영국 BAE 시스템즈가 공동 개발 중인 '딥스트라이크' 유도미사일에는 전파 교란을 방지하는 차세대 군용 GPS 'I-GAS'가 통합돼, 전자전 환경에서도 높은 명중률과 작전 신뢰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딥스트라이크(Deep Strike Capability)' 유도미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영국 BAE 시스템즈가 공동 개발 중인 '딥스트라이크' 유도미사일에는 전파 교란을 방지하는 차세대 군용 GPS 'I-GAS'가 통합돼, 전자전 환경에서도 높은 명중률과 작전 신뢰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국 방산기업 BAE 시스템즈와 손잡고 전자전 상황에서도 정확한 타격이 가능한 차세대 유도무기를 공동 개발한다. 이번 협력은 재밍(전파 교란)을 막는 GPS 기술을 한화의 정밀유도무기 '딥스트라이크(Deep Strike Capability·DSC)' 체계에 통합하는 사업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네트워크 중심 작전에 맞춰 설계됐다고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I-GAS GPS 탑재로 전자전 대응력 강화


협력의 핵심은 BAE 시스템즈가 개발한 차세대 군용 GPS와 전파 방해 억제 기술 'I-GAS(Integrated GPS Anti-jamming System)'을 딥스트라이크 체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 수신기는 24개 채널과 이중 주파수를 이용해 모든 위성 신호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올 인 뷰(All-in-view)' 방식을 쓴다. GP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함께 이용해 전파 교란이 심한 상황에서도 미사일이 좌표를 정확히 추적하고 목표를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다.

BAE 시스템즈는 "I-GAS 수신기는 합동직격탄(JDAM)과 내브스트라이크(NavStrike)에서 이미 검증된 군용 GP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형·경량 장치지만, 신뢰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미사일과 탄약 운용에 맞게 설계됐으며, 현장에서 검증된 군용 플랫폼의 성능을 바탕으로 한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정밀유도무기) 사업부장은 "이번 협력은 우리 유도무기를 보호할 첨단 전자전 방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자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럽형 정밀타격체계로 발전, 나토 인증 목표


'딥스트라이크'는 한화가 개발 중인 장거리 정밀타격체계로, 여러 구경과 사거리를 갖춘 로켓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이중 발사대(듀얼 런처)' 구조를 가진다. 한 대의 발사기로 유도탄과 비유도탄을 함께 쏠 수 있어 화력 집중도와 작전 효율성이 높다.

이 체계는 적의 포병 화력을 억제하거나 복잡한 지형에서 고가치 표적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임무에 대응할 수 있다. GPS와 INS를 결합한 정밀 유도방식을 통해 이동하는 표적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으며, 전파 교란이 심한 상황에서도 비행 궤도를 스스로 보정한다.

특히 나토의 네트워크 교전체계와 완전히 연동되도록 설계돼, 동맹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와 통합 작전이 가능하다. 한화는 이 체계의 확장형으로 폴란드 현지형 '호마르-K(Homar-K)' 모델을 개발해 유럽 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루크 비숍 BAE 시스템즈 내비게이션·센서시스템 책임자는 "한화와의 협력은 작전 현장에서 운용자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줄 것"이라며 "당사의 고신뢰 군용 GPS 제품과 결합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나토의 상호운용성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유럽 방산시장 진출의 핵심 요건이자, 동맹국 간 데이터와 작전 체계가 완전히 호환된다는 뜻이다. 이로써 한화의 정밀유도무기 체계는 전자전 교란 상황에서도 생존성과 명중 신뢰성을 한층 끌어올리게 된다.

한화는 이번 사업을 통해 나토 연동형 전자전 방호 미사일 체계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뿐 아니라 중동과 오세아니아 등 주요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은 기술개발을 넘어, 전자전이 전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시대에 미사일의 '눈과 귀'를 보호하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PS 신호 교란은 현대 미사일의 최대 취약점으로 꼽혀 왔지만, 한화와 BAE는 이번 공동개발을 통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보완했다.

한화는 이미 유럽형 장거리 정밀타격체계 수출을 추진하며 세계 방산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한국 방산이 자체 기술과 국제 협력을 함께 추진해 전자전 대응력과 네트워크 작전 능력을 동시에 높이는 계기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기술 통합으로 정밀유도무기의 생존성과 명중 신뢰성이 크게 높아지고, 나토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와 BAE 시스템즈의 협력은 기술 융합을 통해 전장 대응 능력을 높이는 대표적 사례로, 한국 방산 기술이 국제 기준에 맞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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