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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30년 목표 'AI 무인전투차량' 로드맵 공개

2028년까지 6종 제품군 확보…병력감소·미래전장 변화 대응
유럽과 손잡고 AI·데이터로 무장…국제 시장 주도권 경쟁 본격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30년을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전투차량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화는 2028년까지 6종의 제품군을 확보해 병력 감소와 미래 전장 변화에 대응하고, 유럽 등 국제 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30년을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전투차량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화는 2028년까지 6종의 제품군을 확보해 병력 감소와 미래 전장 변화에 대응하고, 유럽 등 국제 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여 년간 축적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두뇌를 탑재한 차세대 무인전투차량 개발 청사진을 공개하며 미래 전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디지타임스 아시아는 25일(현지시각), 한화가 2030년까지 AI 기반의 완전 자율 전투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 이번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병력 감소와 전투 패러다임 변화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계획에 따르면 한화는 2028년까지 소형부터 대형까지 총 6종의 궤도·차륜형 무인차량 제품군을 확보해, 전투·정찰·공병 등 다목적 유무인 복합 전투의 주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소형 궤도형 차량에 적용된 '모듈식 설계'다. 임무에 맞춰 센서, 통신장비, 무장 등을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어 작전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다양한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현대전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설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력 강화를 위해 유럽의 무인 차량 전문기업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한다. 밀렘 로보틱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한 실전 데이터를 한화의 자체 개발 기술과 결합해 유럽과 신흥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AI, 전장의 두뇌로…'인식-판단-결정' 3단계 진화


한화의 비전은 뛰어난 하드웨어 제작을 넘어선다. 군의 작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국방 AI 기술 체계' 구축을 선언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AI를 자율주행이나 표적 탐지 같은 보조 기능을 넘어 교전 관리와 실시간 전술 판단까지 지원하는 핵심 두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은 지상 무기에 국한되지 않고 육·해·공군 전력을 아우르는 통합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 구축이라는 더 큰 그림의 일부다.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된 전장의 무인화 추세와 당면 과제인 병력 자원 감소 문제가 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AI 전투체계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는 이를 위해 '인식-판단-결정'의 3단계 AI 개발 계획을 세웠다. 1단계 'AI 인식'은 카메라, 라이다 등 각종 센서 정보를 자체 개발한 비포장도로 주행 AI '해모수(HAEMOS)'와 융합해 장애물을 회피하고 주행 경로를 탐색하며 실시간 지도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2단계 'AI 판단'은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적을 식별·추적하고 위협도를 분석해 무기가 자동으로 조준하도록 돕는다. 실제 발사 명령은 반드시 인간 운용자가 내리도록 해 윤리적 문제와 오작동 가능성을 통제한다.
최종 단계인 'AI 결정'은 2040년을 목표로 하는 가장 도전적인 과제다. 여러 유무인 차량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군집 운용되며,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임무를 분담하고 목표를 공격한 뒤 계획에 맞춰 복귀하는 고도의 자율 협력 전투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가 곧 탄약"…실전 정보로 AI 완성도 높인다


박매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무인복합연구센터장은 "탐지 정확도가 1%만 향상돼도 전장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AI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을 '새로운 탄약'에 비유했다. AI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질과 양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화는 실전에 가까운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기존 무기체계에 정보 수집 장치를 장착, 실제 훈련과 사격 시 발생하는 영상과 교전 정보를 축적할 계획이다. 물리적 시험이 제한되는 상황은 '디지털 트윈' 기술로 가상 전장을 구현해 모의 훈련을 반복하며 AI 알고리즘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 치열한 국제 방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AI 기반 무인 전투 시스템 개발 계획은 급변하는 전장 환경과 병력 부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전투 방식의 변화를 이끌 우리 국방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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