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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금값, 온스당 3500달러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랠리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질주'…중앙은행, 달러 대신 금 담는다
월가, 추가 상승에 무게…"위기 땐 4000달러 돌파 가능성"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각국 중앙은행의 '탈달러' 금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오픈AI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각국 중앙은행의 '탈달러' 금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오픈AI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 선을 뚫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쉽게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지정학적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름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534.4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가인 3537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12월물 미국 금 선물 가격은 한발 더 나아가 온스당 3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올 들어 금값은 거의 35%나 올라 올해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

금값 고공행진의 가장 큰 동력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금 가격이 월요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며 "이러한 급등은 대체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것으로, 격동의 시기에 금이 고전적인 인플레이션 대비 수단이자 안전 피난처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시장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준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4.25~4.5%로 묶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인하 압박 등이 겹치며 정책 전환 기대감을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9.8%로 보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세 차례 인하를 예상한다.

◇ '달러보다 금'…1996년 이후 처음 뒤집힌 중앙은행의 선택


세계금협회(WGC)의 크리샨 고펄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안이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각국 중앙은행 역시 꾸준히 금 보유고를 늘리는 점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 규모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웃돌았다.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전략적 매수세가 이어진 결과다.

그는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문제가 현재 법적 허용 여부를 두고 다툼으로 번지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여러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가 기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달러 자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반사 이익으로 금의 매력을 부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기 때 투자자들은 종종 미국 자산을 찾지만, 지금은 그 자산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으며, 이는 금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월가 "추가 상승 여력 충분…4000달러 시대 열리나"


전문가들은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런던 투자은행 오션 월의 닉 로슨 최고경영자(CEO)는 금이 "강력한 상승 돌파(Powerful breakout)"를 앞두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채보다 더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에서 새로운 기관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은) 중앙은행, 연기금, 보험사, 국부펀드로부터 순풍이 한데 모여 다음 주요 상승 단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UBS의 전략가들 역시 "지정학적 불안 외에도, 금리가 내리면 이자가 없는 금을 보유할 때의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값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중앙은행들도 계속해서 열성적인 매수자로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2026년 6월 금 목표 가격으로 온스당 3700달러를 제시했으며,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4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뒀다.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수프리야 메논 전략 책임자는 "지정학적 우려, 연준 독립성 약화,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수 같은 구조적인 순풍 때문에 금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한다"며 "여러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에서 금은 주식과 채권의 위험을 분산하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불안할 때마다 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실물 금이나 관련 펀드,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할 수단으로 비트코인과 함께 금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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